[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인생 역전이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모양이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18일(한국시간) '조지아 마라도나'로 불리는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나폴리에서 영입했다. 2029년 6월까지 4년 6개월 계약으로 이적료는 최대 8,000만 유로(약 1,198억 원)로 알려졌다.
흐비차의 이적은 쉽지 않았다. 지난 시즌 겨울부터 이적설이 돌았지만, 나폴리는 편하게 놓아주지 않았다. 디나모 바투미에서 1,200만 유로(약 179억 원)에 영입해 6배 가까이 가치를 올려 이적료를 받아 챙긴 나폴리다.
나폴리에서 주급 13만 유로(약 1억 9,000만 원)를 받았던 흐비차는 최대 5배인 65만 유로(약 9억 7,000만 원)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나폴리가 32만 유로(4억 8,000만 원)까지 올려주겠다며 잡으려했던 계획이 무색할 정도로 '쩐의 전쟁'에서 PSG의 절대 우세였다.
한국 선수와 유독 인연이 있는 흐비차다. 2019년 루빈 카잔에 입단한 흐비차는 2020-21, 2021-22 시즌 황인범(페예노르트)과 같이 뛰었던 경험이 있다.
황인범은 흐비차가 나폴리로 이적 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놀라운 승리를 만들자,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김민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흐비차, 내가 킥을 차면 호날두라고 하더니 이제는 월드클래스네"라며 그의 성장에 놀라워했다.
김민재와 함께 2022-23 시즌 나폴리의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이끈 뒤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파리 생제르맹의 시야에 놓였던 흐비차다.
카잔 시절부터 이미 빅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았던 흐비차다. 레그 야로빈스키 카잔 이술이사는 2022년 2월 당시 러시아 스포츠 매체인 '스포츠24'를 통해 "2021년 여름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2팀, 분데스리가 1팀이 영입 의사를 타진해 왔다. 최종 제안이 있었다면 이적시킬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없었다"라고 한 바 있다.
당시 프리미어리그 2팀 중 1팀은 토트넘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야로빈스키 이사는 "흐비차는 토트넘에 가지 못했던 것에 크게 낙담했다. 토트넘이 흐비차의 재능에 대해 의심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후 흐비차에게 에버턴, 사우스햄턴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선택은 나폴리였다. 결과적으로 장사꾼인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의 소위 '나폴리 지옥'에 빠졌던 흐비차였지만, 버티고 버텨 부자 구단 PSG 입성에 성공했다.
토트넘에 갔다면 라우렌티스 회장 이상으로 숨이 막히는 경영을 하는 다니엘 레비 회장의 짠물 주급 체계에 숨이 막혀 정당한 임금을 챙겨 받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손흥민이 이미 흐비차의 임금보다 한참 낮은 21만 유로(3억 1,000만 원)라는 터무니 없는 주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PSG에서 이강인과 공존 또는 경쟁하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볼 기회를 얻은 흐비차다. UCL도 단골로 나선다. 다음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도 장담 하지 못하는 토트넘보다는 훨씬 자기 능력을 뽐낼 기회가 많아졌다.
흐비차의 입성으로 이제 막 루이스 엔리케의 체계에 자리 잡은 이강인의 입지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생겼다. 향후 이적 시장 종료까지 흥미롭게 볼 관전포인트가 생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