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양민혁(토트넘)의 데뷔전은 언제로 정해질까. U-21로 밀려날 위기에 처해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양민혁은 현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영어 레슨을 받으며 1군 스쿼드에 합류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매체는 "그가 아치 그레이나 루카스 베리발 같은 토트넘 유소년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1군보다 아카데미 수준에 가깝다"고 평가하며, 그의 현재 위치가 1군 정착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강조했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폴 오키프 기자는 양민혁의 출전 여부에 대한 팬들의 질문에 "그는 현재 영국과 영국 축구에 적응하는 중이다. 순전히 적응 문제일 뿐 부상이나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가 21세 이하 팀에서 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토트넘 유소년 팀에서 경기 경험을 쌓는 것은 유럽 축구에 적응하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유소년 리그는 경기 강도와 체력 소모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심리적·신체적 부담 없이 자신감을 쌓을 수 있는 무대다.
양민혁은 2024년 K리그 최고의 샛별로 맹위를 떨쳤다. 이번 시즌 개막에 앞서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FC에 합류한 뒤 뛰어난 활약으로 6개월 만에 프로 계약을 따낸 양민혁은 지난해 7월 토트넘 입단을 확정하며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K리그1 38경기 전 경기에 출전한 양민혁은 12골 6도움을 올리며 압도적인 지지로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지난해 7월 토트넘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국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양민혁은 지난달 토트넘의 호출을 받고 팀에 합류해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양민혁은 지난 9일 2024-25시즌 리그컵(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 리버풀과 홈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리며 데뷔전을 향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비록 양민혁은 출전하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등번호 18번이 공개돼 데뷔전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양민혁은 토트넘의 미래로 손꼽히고 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양민혁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 매체는 "토트넘이 양민혁을 통해 제2의 손흥민을 찾았다고 믿는다"라며 "토트넘은 한국 팬들과 구단이 차세대 손흥민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10대 선수 양민혁을 영입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민혁은 올 시즌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드리블 실력도 뛰어나지만 마무리 능력도 훌륭하다. 손흥민과 같은 팀에 입단할 경우 넥스트 손흥민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활용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 단지 적응하도록 두고 있다"라며 "양민혁은 아직 어리고, 이곳에서 마주하게 될 리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면서 "우리는 그에게 적응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토트넘 선배 손흥민의 조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여기 있다는 것이 (양민혁에게) 큰 도움이 된다. 손흥민이 구단 안팎에서 그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는 양민혁이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고, 그가 적응하는 것에 맞춰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양민혁은 지난 FA컵 탬워스와 경기에서도 명단에 들지 못했다. 당시 상대는 5부리그로 토트넘보다 전력이 떨어지는 팀이었다. 한때 이날 선발 가능성까지 점쳐진 양민혁은 벤치를 지키고 말았다. 아예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그가 뛸 경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5부 리그 상대로 노려볼 만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FA컵 다음 라운드도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트넘보다 더 높은 순위를 자랑하는 아스톤 빌라와 만난다. 양민혁 출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U-21로 내려가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