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명문팀다운 '명품 애도'로 세계 축구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맨유 구단은 6일(한국시각) 85세의 일기로 사망한 한 여성 직원을 애도하는 특별 코너로 공식 홈페이지의 메인 뉴스를 장식했다.
맨유가 각별한 애도를 표한 대상은 56년간 맨유의 사원으로 근무한 여성 원로 직원 캐스 핍스다. 1939년생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맨유의 열성팬으로 29세이던 1968년 9월 맨유 구단의 전화 교환원으로 취직했다.
이를 시작으로 구단 사무국의 핵심 직원으로 성장한 핍스는 올드트래포드(맨유 홈구장)의 입장 안내원, 맨유 훈련장 가이드 등의 업무를 담당해왔다. 이른바 '허드렛일'을 담당하는, 평범한 여사원이었지만 방문 축구팬들에게 항상 변함없는 환영인사로 친절하게 응대해 축구스타 못지 않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56년의 오랜 세월을 근무하는 동안 맷 버스비 경, 조지 베스트, 보비 찰튼, 데니스 로, 알렉스 퍼거슨 경 , 웨인 루니 등 맨유의 숱한 전설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쌓아왔다.
몇 년 전 그녀의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 때에는 퍼거슨 전 감독은 선수단 전원을 이끌고 장례식장을 방문하는 등 핍스에 대한 각별한 예우를 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일상 거리두기 기간에는 핍스가 자택에서 외롭게 지낼까봐 맨유 선수단과 구단 직원들이 가정 방문을 수시로 했다는 미담도 있었다.
여기에 맨유 스타들의 애도도 줄을 이었다. 맨유 출신 데이비드 베컴은 "그녀는 맨유의 심장이었고, 모두가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저는 15세에 맨유에 왔을 때 캐스는 제 엄마와 아빠에게 '걱정하지 말고 내가 당신의 아들을 돌볼게'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녀와 함께 보낸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그녀는 정확히 그렇게 했습니다"라며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영원히 우리 마음속에..."라고 추모했다.
리오 퍼니난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절대적인 핵심 인물"이라고 했고, 조니 에반스는 "맨유에서 매일매일 한 줄기 빛. 영면하세요"라고 애도를 전했다.
특히 K리그 FC서울에서 뛰고 있는 제시 린가드도 "제가 만나 본 사람 중에 가장 놀랍고,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여성입니다. 우리가 경기장 문을 통과할 때마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습니다. 편히 쉬세요, 캐스"라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