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유럽 아니면 사우디아라비아인 줄 알았던 손흥민의 차기 행선지에 '축구 신대륙'이 하나 추가됐다.
리오넬 메시가 뛰고 있는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손흥민이 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MLS는 원래 은퇴를 앞둔 스타플레이어들이 많이 찾았지만 최근엔 좀 더 수준 높으면서 젊은 선수들이 가는 상황이다. 손흥민도 그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등장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손흥민 동향에 관심이 깊은 영국 매체 'TBR풋볼'이 이를 주장했다.
매체는 지난 19일(한국시각) "손흥민에 대한 관심은 사우디 프로리그는 물론 미국 MLS에서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해당 내용은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지금 맺은 계약이 끝나는 2026년 6월 이후 새 계약을 절대 제안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는 와중에 나왔다.
TBR풋볼은 지난해 11월에도 토트넘이 손흥민과 맺고 있는 현 계약의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도 이후 계약에 대해선 이미 거절할 뜻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해 파문을 몰고 온 적이 있었다.
2026년 6월 이후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자취를 감출 것이란 얘기였다.
이번에도 이를 확인한 셈이 됐다.
매체는 "우린 토트넘 관계자들이 손흥민의 불투명한 미래와 관련해 언급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토트넘 고위층과 손흥민 대리인이 손흥민의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토트넘 이사진은 손흥민의 현재 경기력을 갖고는 재계약 협상 테이블을 떠나는 것이 당연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이번 시즌 손흥민의 하락한 경기력을 보면서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흥민이 뛰고 있는 왼쪽 날개를 대신할 자원도 이미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미 1년 전부터 토트넘 이적설이 나돈 크리스털 팰리스의 에체베리 에제가 바로 그다.
TBR풋볼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손흥민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MLS도 있다"며 손흥민의 미국행 가능성을 알렸다.
사우디의 경우는 이미 지난 2023년 여름에 알 이티하드가 총액 2400억원으로 손흥민을 유혹했으나 손흥민이 단칼에 거절해 화제가 됐다.
사우디는 굽히지 않고 손흥민이 토트넘과 계약이 1년 남은 올 여름 다시 달려들 태세다.
영국 매체 '커트오프사이드'는 20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알이티하드와 알힐랄이 모두 손흥민에게 관심이 있으며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를 위해 5000만 유로(700억원)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에 남아 마지막 자존심을 되찾느냐, 사우디에서 거액을 받으며 축구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할 것이냐가 화두인데, 이젠 미국으로 가는 제3의 길도 손흥민 앞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들어 기량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여전히 침투패스나 크로스 등 팀플레이에선 녹슬지 않은 기량을 알리고 있지만 골결정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토트넘 구단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게 TBR풋볼의 판단이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정상급 경기력이 아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2경기에서 6골 7도움을 기록하며 저조하다. 토트넘 수뇌부와 손흥민 측이 향후 재계약 등에 대해 입장을 정리한 이유"라고 했다.
최근엔 1년6개월째 맡고 있는 주장직에 대해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2000년대 토트넘에서 뛰었던 제이미 오하라는 18일 "손흥민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유형이 아니다. 이제 주장직을 내려놓고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그의 실력을 넘어 주장직까지 빼앗아야 한다는 주장을 해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하반기 "손흥민은 이제 끝났다"고 단언해 시선을 모은 그는 이번엔 "한국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다. 난 손흥민이 주장도 아니고 리더도 아니며 그를 대체할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SNS에서 24시간 내내 시달리고 있다"며 "손흥민이 토트넘에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선수였고, 최고의 선수였다. 세계적 수준이었으나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자신의 확신을 거두지 않았다.
어쨌든 손흥민은 다음 스텝을 생각해야 하는데 MLS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손흥민 이전에 토트넘 주장을 맡았던 위고 요리스고 MLS LA FC에서 뛰고 있다.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올리비에 지루 등도 미국에서 뛰는 월드클래스들이다.
손흥민에 앞서 메시가 지난 2023년 여름 사우디와 미국으로 놓고 고민하다가 미국을 택했는데 손흥민도 지금 비슷한 고민에 휩싸였다.
지난달 1년 연장 계약으로 잠시 숨돌렸던 손흥민의 이적 시계가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발롱도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