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황인범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레전드 공격수의 지도를 받는다.
황인범이 뛰고 있는 네덜란드에 '플라잉 더치맨' 로빈 판 페르시가 감독으로 온다. 아울러 얼마 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에릭 텐 하흐를 보좌했던 헤네 하케가 수석코치로 부임한다.
그야말로 호화 코칭스태프가 오는 셈이다.
황인범 입장에선 인지도 높은 월드클래스 스타 출신 감독으로부터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페예노르트 소식에 정통한 네덜란드 매체 '1908.nl'이 이를 전했다.
매체는 20일(한국시간) "페예노르트가 판 페르시와 하케를 신임 감독진으로 선임한다"며 "페예노르트 구단은 이미 판 페르시와 하케의 대리인과 공식적으로 접촉했다. 구단의 의도는 헤이렌베인 감독인 판 페르시가 최종적으로 팀을 이끄는 것"이라고 밝혔다.
판 페르시가 현재 같은 네덜란드 1부리그 헤이렌베인을 지휘하고 있다는 게 걸림돌이지만 매체는 조만간 이 문제가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판 페르시의 페예노르트 감독 부임 가능성은 네덜란드 최고 축구 미디어 '부트발 인터내셔날'이 거론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부트발 인터내셔널'은 지난 18일 새 감독을 찾는 페예노르트의 감독 후보로 구단 레전드 출신 판 페르시가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당시 "최근 여러 이름들이 페예노르트와 연결됐다. 에릭 텐 하흐, 마크 판 봄멀, 마리노 푸시치, 헤네 하케 등이 있었다"라며 "텐 하흐가 페예노르트로 합류할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이어 "하케도 페예노르트 내부에서 논의가 있었다. 그는 프로페셔널하지만 텐 하흐의 수석코치직에 더 관심이 있다"면서 "판 봄멀은 페예노르트 라이벌 PSV 에인트호번의 색깔이 너무 강하다. 현재 샤흐타르 도네츠크 감독인 푸시치도 설득하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판 페르시를 유력 후보로 찍었는데 실제 그런 모양새가 됐다. 판 페르시의 1군 감독 경력이 짧기 때문에 하케가 그를 보좌하는 그림이다.
네덜란드 A매치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는 판페르시는 한 시대를 풍미한 세계적인 공격수였다. 네덜란드 국가대표로 102경기에서 50골을 기록, 멤피스 데파이(44골), 얀 클라세 훈텔라르(42골), 파트리크 클라위베르트(40골)을 제치고 최다골을 터트린 그는 클럽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04년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에서 아르센 벵거 감독이 지휘하던 아스널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판 페르시는 북런던 구단에서 8년간 뛰면서 프리미어리그 194경기 96골, 공식전 278경기 132골을 넣었다. 특히 아스널 시절 마지막엔 주장 완장까지 찰 정도였다.
그러나 2012년 여름 판 페르시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충격을 던진 이적을 결심했다. 아스널에서 2004-2005시즌 FA컵 우승을 제외하고는 공식 대회 정상에 오르지 못하자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아스널의 최고 라이벌 맨유로 이적한 것이다. 판 페르시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의 은퇴 시즌인 2012-2013시즌 프리미어리그 38경기 26골을 넣으면서 우승의 한까지 풀었다.
이후 전성기에서 내리막길을 걷게 된 그는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페예노르트를 거쳐 36살인 2019년 현역 은퇴했다.
판 페르시는 이후 친정팀인 페예노르트 18세 이하(U-18) 팀에서 감독을 하다가 지난해 여름 헤이렌베인 1군 감독으로 옮겼다.
헤이렌베인은 이번 시즌 7승 6무 10패(승점 27)를 기록하며 18개팀 중 9위를 달리고 있다. 네덜란드 1부리그의 전형적인 중위권 구단인 헤이렌베인 위상을 고려하면 무난하게 지도하는 셈이다.
페예노르트는 19일 이탈리아 명문 AC밀란과 치른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 2차전 원정 경기를 1-1로 비기면서 1~2차전 합계 2-1로 이기고 16강에 진출했다.
인터 밀란 혹은 아스널과 격돌한다. 판 페르시 입장에선 공교롭게도 아스널 주장을 하다가 맨유로 이적하면서 배신자로 찍힌 상황에서 아스널 구장을 방문할 가능성에 처했다.
사진=연합뉴스 / 페예노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