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변명의 여지가 없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김민재는 19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푸스발 아레나에서 펼친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셀틱을 상대했다. 1차전 원정 경기에 아킬레스 건염으로 결장했던 김민재는 이날 선발로 복귀해 최후방을 책임졌다.
단단한 수비로 무실점을 이끌던 김민재가 딱 한 번 흔들렸다. 후반 18분 뮌헨의 운명을 벼랑 끝으로 내몬 찰나의 판단 미스로 치명적인 범실을 했다. 동료 요시프 스타시니치의 패스미스로 김민재가 마지막 수비수로 상대 공격수의 침투를 막아야만 했다.
김민재의 반응은 빨랐다. 니콜라스 퀸보다 먼저 볼을 걷어낼 조건을 만들었다. 그런데 김민재는 굳이 몸을 날려 태클했다. 실수였다. 김민재의 태클이 부정확하면서 퀸에게 쉽게 볼을 헌납했고, 그대로 뮌헨의 골망이 흔들렸다. 김민재도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얼굴을 감싸쥐었다.
뮌헨이 탈락 위기에 놓였다. 1차전을 2-1로 이기긴 했으나 2차전 흐름이 좋지 않았다. 가뜩이나 주포 해리 케인이 전반만 뛰고 교체돼 득점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김민재가 실점 빌미를 제공하면서 합계 스코어 2-2가 됐다. 셀틱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올라가면서 남은 시간 뮌헨의 고전이 예상됐다.
정규시간이 모두 흘러 4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다. 뮌헨은 마지막 힘을 쏟아냈고, 알폰소 데이비스가 집중력 있게 세컨드볼을 밀어넣어 극장골을 뽑아냈다. 이 득점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뮌헨은 추후 대진 추첨을 통해 바이어 04 레버쿠젠 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맞붙게 됐다.
뮌헨의 1차 목표 달성과 달리 김민재는 웃지 못했다. 이날 109회의 볼 터치 속에 95%의 패스 성공률을 보이고, 클리어링 2회, 인터셉트 4회 등을 보여줬지만 골을 허용한 실수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이번에는 최저 평점에 이견이 없었다. 독일 언론 '빌트'는 예상대로 김민재에게 5점을 부여했다. 1~6점 중 낮을 수록 좋은 평가인 독일 평점상 5점은 혹평과 다름없다. 스탯을 기반으로 하는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5.9점으로 김민재의 문제를 꼬집었다.
유독 챔피언스리그에서 꼬인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경기력을 보인 적이 없다. 뮌헨이 9골을 터뜨렸던 디나모 자그레브와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도 실점 장면에 관여해 최저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1-4로 패했던 바르셀로나전도 마찬가지. 당시 페르닌 로페스와 공중볼 경합에서 다소 억울한 판정이 있긴 했으나 실점 과정에 포함되면서 또 최저점을 받았다. 당시 키커는 5.5점, 빌트는 6점으로 김민재를 탓했다.
또 한 번의 패배를 기록했던 페예노르트전에서도 김민재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그때도 공중볼 경합에 실패해 골을 허용하는데 지분이 있던 김민재는 키커로부터 5점, 빌트에는 6점을 부여받았다. 독일 분데스리가와 달리 챔피언스리그에서 반복되는 범실에 의문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김민재의 체력이 집중력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시즌 초반부터 쉴 새 없이 뛰는 바람에 발목 부상도 제대로 완치하지 못해 이중고를 겪는다는 분석이었다. 그래도 뱅상 콤파니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어 주전을 지키고 있지만, 셀틱전 실수는 부정적인 현지 여론을 더욱 신랄하게 바꿀 요소가 될 전망이다. 큰 무대에 유독 약하다는 인식이 굳어지는 게 뼈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