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스페인 라리가의 하비에르 테바스 회장이 레알 마드리드가 라리가에서 탈퇴할 계획을 세웠다는 루머에 대해 분노했다.
테바스 회장은 스페인 구단들이 경기를 치르려면 스페인 영토 안에서 치러야 하는 규정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며 레알 마드리드가 라리가를 떠난다고 해도 갈 곳이 없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테바스 회장은 레알 마드리드도 이 점을 알고 있을 거라면서 구단이 이번 일로 신경전을 벌이려는 것이라는 듯 레알 마드리드의 태도를 지적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라리가에서 탈퇴할 계획을 세웠다는 루머는 최근 '스포르트' 등 스페인 언론들의 보도에 의해 제기됐다.
'스포르트'는 지난 17일(한국시간) 테바스 회장, 라리가 심판진과 갈등을 겪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며 구단이 라리가를 떠나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최근 열린 RCD 에스파뇰전(0-1 패)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트린 카를로스 로메로가 경기 도중 킬리안 음바페에게 거친 태클을 시도하고도 퇴장을 당하지 않은 점, 반면 레알 마드리드의 주드 벨링엄은 오사수나전(1-1 무)에서 벨링엄이 심판에게 "꺼져(Fxxk off)" 등의 욕을 한 뒤 12경기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 레알 마드리드가 이런 선택을 내린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스포르트'는 레알 마드리드가 라리가에서 탈퇴하려면 국제축구연맹(FIFA)를 통해 대회 변경을 요청하고 승인을 받은 뒤, 유럽축구연맹(UEFA)의 심의를 통과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을 접한 테바스 회장은 레알 마드리드가 라리가를 탈퇴하는 게 절대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스페인 구단이 스페인 리그 밖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가 라리가를 떠나도 갈 곳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의 보도에 따르면 테바스 회장은 '라 크로니카 바다호스' 쇼에서 최근 라리가에서 관심을 받은 이슈에 대한 생각을 풀었는데, 그중 레알 마드리드가 라리가를 떠날 가능성에 대해 "절대 불가능하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그건 완전한 사기"라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라리가 탈퇴는)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며, 그들도 이를 알고 있다. 스포츠 법에 스페인 구단들은 의무적으로 국내 대회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게 법으로 명시되어 있다"고 이야기했다.
테바스 회장은 그러면서 "이런 행동은 그들이 자신들의 전략을 재차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그들이 어느 리그로 갈 것인가?"라며 현재 퍼진 루머에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테바스 회장은 오사수나전 벨링엄의 퇴장 장면을 조명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은 '레알 마드리드 TV'를 저격하면서 심판 제도를 향한 비판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테바스 회장은 "심판 시스템은 개선될 수 있지만, 변질된 것은 아니"라며 "네그레이라 심판 기술위원회 부회장과 관련된 문제가 제기됐을 때 클럽들을 모아 회의를 열었고, 조직에 의존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변경하는 방향이 고려됐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그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모든 클럽에 TV가 있었다면 지옥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테바스 회장의 의견이 충돌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동안 심판 판정에 대해 꾸준히 의문을 제기하며 공개적, 공식적으로 항의했었지만 테바스 회장은 그럴 때마다 강한 어조로 받아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행태를 비판했다.
당장 이달 초 레알 마드리드가 공개 서한을 통해 심판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항의하자 테바스 회장은 "레알 마드리드 경영진이 정신을 잃은 것 같다. 그들은 근거 없는 내용을 과장해 자신들이 피해자인 척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며 "내 생각에 레알 마드리드의 목표는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에서 판정 논란이 나올 때마다 부딪히는 테바스 회장과 레알 마드리드의 대립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테바스 회장과 레알 마드리드 모두 한 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