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이쯤되면 기싸움이다. 다른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여전히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 비판을 이어갔다.
토트넘 출신의 제이미 오하라(38)는 지난해부터 손흥민 비판 여론을 만드는 선봉에 서 있다. 토트넘을 향해 누구보다 강한 어조로 손흥민과 결별을 조언하는 인물이다.
오하라는 손흥민이 에이징커브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2024-25시즌 개막 시점이던 작년 9월부터 "손흥민은 곧 33살이 된다. 그동안 토트넘의 위대하고 믿을 수 없는 선수였다. 지금은 예리함을 유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당장은 손흥민보다 나은 선수가 없기에 제외할 수는 없다. 그래도 새로운 왼쪽 윙포워드를 찾아야 한다"라고 세대교체를 촉구했다.
오하라의 주장은 상당한 비판을 불렀다. 당시 '스퍼스 웹'은 "오하라가 손흥민에 대해 무례한 평가를 내리기 시작했다"며 "지난 4년 동안 매년 같은 대화를 나눈 것 같다. 손흥민은 슬로 스타터다. 몸이 올라오고, 폼이 살아나면 몇 달 후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오하라는 물러서지 않았다. 손흥민의 재계약과 관련해 여러 소문이 판을 치던 지난해 연말 오하라의 트집잡기는 상당했다. 12월 '더 부트룸'을 통해 "손흥민은 월드클래스였다. 다만 지금은 다르다"며 "손흥민을 무시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그는 레전드였고, 나 역시 아주 좋아했다. 토트넘도 발전시켰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적인 레벨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반복했다.
그때 손흥민의 거취를 둘러싸고 이적설이 많이 돌던 때라 오하라는 장기 계약을 원하는 손흥민과 배치되는 토트넘의 입장을 대변하는 스피커로 활동했다. 손흥민의 가치를 낮게 만들어야 하는 토트넘 입장에서 구단 출신인 오하라가 앞장서 비판하던 형식이었다.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오하라의 주장처럼 단순 1년 연장 옵션 발동으로 끝냈다.
토트넘의 무관이 유력해진 근래 들어 더욱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토트넘은 최근 우승을 노려볼 만한 두 컵대회에서 탈락했다. 손흥민은 영국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리버풀과 준결승 2경기를 비롯해 아스톤 빌라와 치른 영국축구협회(FA)컵 4라운드에 모두 출전했다. 에이스이자 득점을 책임지는 공격수였기에 골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런데 손흥민은 득점 기회를 몇 차례 놓치면서 한 골도 뽑아내지 못했다. 3경기 모두 조용했기에 실망감이 상당하다. 오하라도 기회라 여기는지 "토트넘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리더십 부재"라며 "감독과 주장에게서 비롯된다. 나도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을 맡을 그릇이 아니"라고 태클을 걸었다.
오하라는 "주장은 구렁텅이에 빠진 팀의 목덜미를 잡고 꺼낼 줄 알아야 한다. 손흥민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손흥민에게서 주장 완장을 뺏어서 다른 선수에게 줘야 한다"라고 강도 높게 말했다.
당연히 팬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특히 손흥민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국내 축구팬들이 오하라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반발이 크다. 오하라는 자랑하듯이 이런 상황까지 언급했다.
19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뉴스'에 따르면 오하라는 "요즘 한국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다. 24시간 내내 비판글이 올라온다"며 "손흥민은 토트넘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도움을 줬다. 최고의 선수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라고 여전한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지금 손흥민은 스피드를 잃었다. 누구도 제치지 못하는 선수가 됐다"며 "때로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손흥민이 더 이상 주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 변함 없다"라고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