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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년 만의 굴욕' EPL 1위 리버풀, 2부리그 최하위 플리머스에 무릎 꿇다…살라·판 다이크 없이 '대참사'
'69년 만의 굴욕' EPL 1위 리버풀, 2부리그 최하위 플리머스에 무릎 꿇다…살라·판 다이크 없이 '대참사'
botv
2025-02-10 13:06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프리미어리그 선두 리버풀이 2부리그 꼴찌팀에 잡히고 말았다.

리버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플리머스의 홈 파크에서 열린 플리머스와 2024-25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라운드(32강)에서 0-1로 패배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1위를 질주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7승 1패)도 1위로 16강에 오르며 유럽 무대에서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날 리버풀은 상대적인 약체인 플리머스를 상대로 주전급을 대거 빼고 나섰다. 그러나 플리머스에 패하면서 '자이언트 킬링'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반면 플리머스는 1956년 2월 11일 펼쳐진 1955-56시즌 풋볼리그 세컨드 디비전(2부)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리버풀을 4-0으로 꺾은 이후 무려 69년 만에 승리를 따내는 기쁨을 맛봤다.

이번 경기는 심각한 전력 차이 때문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렸다. 하지만 리버풀은 오는 13일 예정된 에버턴과 정규리그 15라운드 순연 경기에 대비해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1위 모하메드 살라를 비롯해 골잡이 코디 학포와 수비의 핵심인 버질 판 다이크와 앤디 로버트슨 등을 제외하고 사실상 2군 전력으로 플리머스를 상대했다.


결국 방심이 화를 불렀다. 리버풀은 플리머스를 상대로 볼 점유율에서 75%-25%로 앞서며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실속은 떨어졌다.

통계 전문 옵타에 따르면 이날 리버풀의 기대 득점은 0.44점이었다. 아르네 슬롯 감독 부임 이후 최저였다. 리버풀은 4차례 유효 슈팅을 포함해 14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여기에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조 고메스가 전반 11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로 수비마저 흔들리고 말았다.

반면 플리머스는 골키퍼 코너 해저드의 4차례 세이브와 함께 수비수 니콜라 카티치가 무려 11차례나 헤더로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는 헌신적인 수비를 펼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리버풀이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던 후반 8분 마침내 플리머스의 득점포가 터져 나왔다. 오른쪽 측면 스로인 상황에서 볼이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높이 떴고, 플리머스의 미드필더 다르코 갸비가 오버헤드킥을 시도한 순간 이를 저지하려던 리버풀의 미드필더 하비 엘리엇의 손에 볼이 맞았다.

주심은 지체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하디가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해 결승골을 기록했다.


만회골에 실패한 리버풀은 0-1로 져 2021-22시즌 FA컵 우승 이후 3년 만의 왕좌 복귀에 실패했다.

역대 FA컵에서 프리미어리그 선두가 1부리그가 아닌 팀에 덜미를 잡힌 것은 통산 4번째(2002년 리즈·2015년 첼시·2018년 맨체스터 시티·2025년 리버풀)였다.

경기가 끝난 뒤 미론 무슬리치 플리머스 감독은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마법 같은 날이다. 선수들에게 즐기자고 말했다. 우리는 플리머스 역사의 한 부분이 됐다"며 "평소에도 말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더 할 말을 잃었다"고 기뻐했다.

무슬리치 감독은 지난해 12월 2일 세르클러 브루게(벨기에)에서 성적 부진으로 경질당한 뒤 지난달 10일 챔피언십 최하위로 밀린 플리머스의 지휘봉을 잡았다.

플리머스를 이끌고 정규리그 4경기 동안 2무 2패로 부진했던 무슬리치 감독은 지난 2일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챔피언십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마수걸이 승리를 따내며 팀의 정규리그 15경기 연속 무승(7무 8패)의 부진을 씻었다. 이어 이날 리버풀을 잡으면서 무슬리치 감독은 플리머스 사령탑으로 2승째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