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10년 헌신이 무너지고 있다. 토트넘에서는 고액 연봉이지만 프리미어리그 전체를 보면 아니다. 팀 경기력이 떨어지는 중에 손흥민은 제 몫을 다하고 있는 듯 했지만, 현지에서는 1년 연장 옵션 발동에 회의적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5년 입단 이후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 꾸준히 주전급을 넘어 핵심 선수 역할을 해왔다. 토트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아시아 선수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축구 스타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10년 헌신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에게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그의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의구심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토트넘은 최근 손흥민과 계약을 1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 계약 연장은 손흥민의 계약 조건에 포함되어 있던 옵션을 구단이 행사한 것. 발표 당시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상을 기리며, 손흥민이 토트넘 역사에 남을 위대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은 지난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한 이래 431경기에 출전해 169골을 기록했다. 구단 역사상 4번째로 많은 득점이며, 그는 우리 클럽의 상징적인 선수로 자리 잡았다"며 2026년까지 연장 계약 발표에 그간 활약상을 조명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공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듯했으나, 현지 전문가 시선은 다소 달랐다.
'디 애슬레틱' 등을 포함한 몇몇 매체들은 이번 연장 옵션 발동이 구단의 비즈니스 전략에서 비롯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손흥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면, 그는 2025년 여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게 되어 구단은 이적료를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약 588억 원으로 평가되는 손흥민을 무료로 놓치는 것은 구단 입장에서 큰 손실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연장을 선택한 이유가 재정적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말하고 있다.
손흥민은 직전 시즌(2023-24시즌) 토트넘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리그 1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 최다 득점과 최다 도움을 모두 포함한 기록으로, 그는 토트넘의 절대적인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당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도움 순위 2위에 오르며 리그에서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이러한 활약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손흥민의 클래스가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2024-25시즌) 들어 손흥민의 득점력은 다소 감소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현재 리그에서 6도움과 6골을 기록하며 팀 내에서 여전히 높은 공격 포인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지표인 기대 득점(xG), 페널티 지역이 아닌 xG값이 전 시즌에 비해 하락했으며, 손흥민의 득점력이 과거만큼 폭발적이지 않다는 점을 나타낸다.
하지만 도움 기록에서는 더욱 빛을 발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현재까지 리그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기록하며 팀 플레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평점은 7.45로,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 7.59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손흥민은 현재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 5492만 원)를 받고 있다. 토트넘 내에서 최고 수준의 연봉이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전체로 보면 아니다. 주급 20만 파운드를 받고 있는 선수는 윌리엄 살리바(아스널)이고 비슷한 수준은 해리 매과이어(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시절에도 변하지 않았던 주급이다. 마커스 래시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주급 30만 파운드(약 5억 3273만 원)를 받는다는 걸 고려하면 활약에 비해 적은 금액이다.
그러나 일부 현지 전문가들은 손흥민의 최근 활약이 과거와 비교해 연봉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트넘 내부 관계자 존 웬햄은 최근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나이가 들어가고 있으며, 이제 그의 연봉은 팀 내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트넘은 손흥민의 최근 성적을 고려했을 때, 그와 새로운 장기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자했다.
토트넘은 현재 리그 15위까지 추락하며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팀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성적 부진에 대해 손흥민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은 경기당 가장 높은 평점을 유지하며, 팀 내에서 여전히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관계는 이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1년 연장 옵션이 발동된 현재, 추가 재계약은 보장되지 않았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손흥민이 최상의 기량을 유지해야만 구단이 그와의 장기 계약을 검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 동안 뛰며 팀 역사에 남을 기록과 업적을 해냈따. 그러나 구단의 비즈니스적인 접근과 손흥민의 나이를 둘러싼 논란으로 그간 헌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흥민의 사례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팀에 대한 헌신과 기록적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의 결정은 선수 개인의 공로보다 재정적이고 전략적인 요소에 크게 좌우된다.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동행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허용할 것인지는 남은 시즌 활약과 팀의 성적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냉정한 비즈니스 현실 속에서도 손흥민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새로운 장을 열기를 바라는 기대는 여전히 크다. 다가오는 경기에서 손흥민이 보여줄 활약이 어떻게 평가를 바꿀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