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아카데미 레벨이라고 혹평을 당했던 양민혁(18, 토트넘 홋스퍼)이 일단 이번 주말은 1군에서 시간을 보낸다.
토트넘 21세 이하(U-23) 팀은 18일(한국시간)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아카데미 스퍼스 롯지에서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2를 통해 노리치 U-21 팀을 상대한다.
경기를 앞두고 공개한 토트넘 U-21 선발 명단에 양민혁의 이름은 빠졌다. 최근 토트넘이 양민혁에게 영국 축구 적응을 위해 아카데미 경기에 투입시키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장 1군들과 경쟁하기에는 양민혁의 기량은 물론 현지 적응에 있어 부족함이 엿보인다는 평가였다.
양민혁은 지난해 12월 중순 토트넘에 정식 입단했다.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조금 일찍 합류를 요청했던 토트넘이기에 이정도 시간이 흘렀으면 출전 기회를 줄 법도 했다. 적응기는 순조로워보였다. 등번호도 1군 준주전을 의미하는 18번을 배정받았고, 강호 리버풀과 영국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머지않아 양민혁이 데뷔전을 치를 것이라는 예상이 따랐다. 지난주 토트넘이 영국축구협회(FA)컵 초반 라운드에서 5부리그의 탬워스를 만났기에 비주전 및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뛰게 할 것 같았다. 양민혁의 첫 출전에 무게가 실렸던 이유다.
그런데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리버풀전에도 기용하려고 했던 양민혁을 5부리그 상대로는 뺐다. 그러더니 양민혁이 1군 레벨이 아니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영국 언론 '디 애슬레틱'은 "양민혁은 새로운 나라에서 영어를 배우면서 적응하기 바쁘다. 앞으로 양민혁이 토트넘 선수 운용의 폭을 넓혀줄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치 그레이나 루카스 베리발 급보다는 아카데미 레벨로 보인다"고 차갑게 평했다.
그래서 U-21 경기에 양민혁을 뛰게하면서 토트넘이 공유하는 전술과 철학을 익히게 하려는 의도를 전달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냉정한 현실에 손흥민의 조언도 다시 화제가 됐다. 양민혁이 합류하기 전 손흥민은 "K리그에서 잘하고 있다 하더라도 여기는 매일 기회를 잡으려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양민혁이 그 세대에서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도록 도울 예정이지만, 내 자리를 물려줄 생각도 없다"라는 충고를 했다.
손흥민의 말은 승부의 세계에 살이 되고 피가 될 대목이다. 그래서 당장 양민혁이 1군에서 아래 단계로 옮기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따랐다. 그런데 이번 주말에는 양민혁이 1군에 남아 활용폭을 더 시험받는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에 여유가 없는 게 주된 이유다. 토트넘은 오는 19일 에버턴 원정 경기에 나선다. 승리를 위해 공격수들을 총동원해야 하는데 티모 베르너와 브레넌 존슨이 추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줄곧 충분한 출전 기회를 부여받아왔기에 결장은 치명적이다.
측면 공격수가 2명이나 이탈하게 되면 토트넘이 가동할 자원은 손흥민과 히샤를리송, 데얀 쿨루셉스키가 전부다. 앞선 경기에도 계속 뛰어왔기에 이들로만 90분 풀타임을 소화할 수는 없다. 대체 자원이 필요하고, 양민혁이 최소한 벤치에 앉을 만한 청신호가 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