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역시 1년 연장 옵션 발동도 고민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인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 홋스퍼가 10년을 충성한 손흥민(32)에게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고 있다.
토트넘 정보를 주로 다루는 '더 보이 홋스퍼'는 18일(한국시간) "손흥민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열흘 전 토트넘이 2026년 6월까지 계약을 1년 연장하는 옵션을 활성화한 대목의 해석이 실망스러울 정도다.
매체는 구단 내부 소식을 잘 아는 존 웬햄의 인터뷰를 인용했다. 그는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미래는 오로지 그가 보여주는 경기력에 달렸다"며 "손흥민이 한창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토트넘은 분명히 새로운 계약을 제시할 것"이라고 봤다.
물론 반대 상황도 있다. 웬햄은 "손흥민은 분명히 나이를 먹고 있다. 그 나이대 선수에게 20만 파운드(약 3억 5,490만 원)의 주급을 주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며 "손흥민이 이번 시즌처럼 기복있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 토트넘과 계약은 2026년이 끝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토트넘은 현재 손흥민이 보여주는 경기력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신호다.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14위까지 떨어지며 근래 최악의 폼을 보여주는 원인으로 손흥민의 떨어진 기량을 이유로 삼는 듯하다.
손흥민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인해 결장하며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런데도 리그 18경기 6골 6도움으로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완성했다. 두 자릿수 골도 시간문제다. 여전히 토트넘에서는 손흥민 이상의 공격수가 없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분전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그래서 손흥민과 미래를 결심하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지난해부터 초대형 장기 계약 소문부터 1년 팀 옵션 발동, 2년 단기 계약 등 다양한 루머가 나왔다. 그때마다 토트넘은 이윤이 남는 계약을 따지느라 손흥민 재계약 문제를 질질 끌었다. 손흥민은 늘 토트넘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충성심을 숨기지 않았는데 토트넘의 생각은 달랐다.
결국 단순한 1년 연장 옵션 활용으로 끝났다. 토트넘은 이번 연장으로 2015년부터 2026년까지 총 11년을 함께할 수 있다고 떠들었지만 외부의 시선은 아주 차갑다. 대체로 토트넘이 손흥민을 배신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연장 발표 당시 '스퍼스 웹'은 "손흥민은 장기 계약을 원했다. 전적으로 만족하지 못할 1년 연장"이라며 "손흥민의 가까운 미래에 대한 추측은 일단락 됐으나 장기적인 거취는 불확실하다. 당장은 손흥민을 보호했지만 이번 시즌 여전히 부진한 상태"라고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열었다.
결국 토트넘은 현 계약 조건을 상향시키지 않고도 1년 더 함께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택했다. 손흥민에게 크게 투자하는 걸 아직은 꺼린다는 의미다. 어쩌면 손흥민이 다시 반등하기란 어렵다고 판단해 2026년 헤어지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도 가능하다. 그래선지 최근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손흥민의 대체자로 삼을 것이라는 예상 밖 이적설도 돌고 있다.
손흥민이 차분히 내려올 것이라는 이유로 몸상태 이상설을 주장한 적도 있다. 사이먼 조던 전 크리스탈 팰리스 회장은 "토트넘은 손흥민이 건강한지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작년에 탈장 수술을 받았던 걸로 안다"며 "손흥민은 해리 케인처럼 리더 역할을 하는 선수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요즘 손흥민의 컨디션이 100%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라고 했다.
그동안 토트넘이 선수단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옆에서 봐왔던 고위층이기에 손흥민을 대하는 부분도 조금은 냉정하게 바라본 셈이다. 그러나 손흥민은 계약 연장 발표 이후 구단과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토트넘을 사랑한다. 10년 동안 이곳에서 보낸 모든 시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주장으로서 팀에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여전히 팀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