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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바츠헬리아와 끊이지 않는 한국 선수들의 인연…황인범부터 김민재, 이강인까지
크라바츠헬리아와 끊이지 않는 한국 선수들의 인연…황인범부터 김민재, 이강인까지
botv
2025-01-18 11:52


2025년 겨울 이적시장을 흔든 최대어는 누가 뭐래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24)다.

조지아가 자랑하는 윙어인 그는 거물급 선수는 주로 여름에 움직인다는 관례 아닌 관례를 깼다. 이적료 추정치만 7000만 유로(약 1048억원)에 달하는 크바라츠헬리아는 반 년 만에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의 빈 자리를 채울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런데 크라바츠헬리아가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하면서 끊임없는 한국 선수들과 인연도 부각되고 있다. 20대 중반에 접어드는 크라바츠헬리아가 한국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 것만 이미 두 차례, 크라바츠헬리아가 세상에 이름을 알린 본격적인 시기와도 절묘하게 겹쳤다. 앞으로 그가 파리 생제르맹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24)과 좌우 날개로 호흡을 맞출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그 인연이 놀랍다.


크라바츠헬리아와 먼저 인연을 맺은 것은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29·페예노르트)이다. 황인범은 2020년 8월 캐나다의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떠나 러시아 루빈 카잔에 입단했는데, 당시 유럽을 대표하는 유망주로 분류되던 크라바츠헬리아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황인범과 크라바츠헬리아는 호흡을 맞춘 첫 해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중위권에 머물던 루빈 카잔을 유럽 대항전에 진출할 수 있는 4위로 이끌면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황인범이 4골 4도움, 크라바츠헬리아가 4골 8도움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황인범과 크라바츠헬리아의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다. 두 선수의 잘못이 아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문제였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가 축구계에서 퇴출됐고, 두 선수 모두 고향(황인범 서울·크라바츠헬리아 디나모 바투미)으로 돌아가게 됐다.


크라바츠헬리아는 디나모 바투미에서 3개월 남짓 활약한 뒤 이탈리아 나폴리에 둥지를 틀었다. 크라바츠헬리아가 나폴리에 영광을 안긴 2022~2023시즌이 바로 그 때였다. 당시 나폴리는 수비에서도 새 얼굴로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를 낙점했는데, 두 선수가 공격과 수비에서 믿기지 않는 활약으로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을 합작했다.

크라바츠헬리아는 카테나치오(빗장 수비)의 본 고장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뛰어난 드리블과 스피드로 그야말로 맹폭을 했는데, 그 시즌 공격 포인트만 무려 14골 14도움이었다. 크라바츠헬리아는 시즌 개막과 함께 8월의 선수상을 받는 것으로 부족해 세리에A 올해의 선수가 됐다. 나폴리에선 그를 크바라도나(크바라츠헬리아+마라도나)로 불렀다. 황인범은 크라바츠헬리아가 놀라운 활약을 펼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크비차 작년까지 내가 무회전하면 로날도~~라고 호응해줬었는데, 월클이네 이제”라고 감탄했을 정도다.

물론, 크라바츠헬리아가 마음껏 공격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철기둥’으로 불렸던 김민재의 헌신적인 수비를 빼놓을 수 없었다. 나폴리는 8명의 선수가 나란히 중앙선에 있다가 달려가는 공격적인 전술로 유명했다. 스피드와 높이를 겸비한 김민재를 믿기에 나온 전술인데 그해 나폴리는 최다 득점(77골)과 최소 실점(28골)을 동시에 기록했다. 김민재가 2023년 여름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지만 나폴리에선 여전히 두 선수의 활약상이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