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PL.1st] '계약 기간 10년·주급 9억' 홀란 맨시티 종신, '폭풍 영입'만큼 중요했던 겨울 과제
[PL.1st] '계약 기간 10년·주급 9억' 홀란 맨시티 종신, '폭풍 영입'만큼 중요했던 겨울 과제
botv
2025-01-17 18:51


맨체스터시티가 엘링 홀란과 2034년 6월까지 함께한다. 어쩌면 이번 겨울 가장 중요한 과제를 완수한 셈이다.

17일(한국시간) 맨시티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홀란이 새로운 10년 계약을 체결해 2034년 여름까지 맨시티에 머물게 됐다"라고 발표했다. 정확한 계약 기간은 지금으로부터 9년 반으로, 현지에서 예상하는 주급은 최소 50만 파운드(약 8억 8,792만 원)다.

맨시티는 이번 겨울 진심 어린 리빌딩을 진행했다. 지난 여름 기존 선수들을 과신한 탓에 사비뉴를 제외하면 별다른 영입을 하지 않았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었다. 이번 겨울 영입이 임박한 선수들을 나열하면 프랑스 랑스의 주전 센터백인 2004년생 압두코디르 후사노프, 브라질 파우메이라스의 유망한 센터백 2006년생 비토르 헤이스, 독일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의 핵심 공격수 오마르 마르무시 등이다. 센터백과 2선 자원은 맨시티가 반드시 영입해야 했던 포지션이다.

그리고 상기한 세 선수 모두 맨시티 이적이 사실상 확정되자 맨시티는 방점을 찍듯 홀란 재계약을 발표했다. 계약은 2034년 6월까지, 무려 10년 가까운 기간이다. 첼시가 장부상 이득을 보기 위해 선수들과 장기 계약을 맺곤 했지만, 지금은 장부상 분할 지출을 5년으로 제한해 5년보다 많은 기간 재계약은 재정에 큰 이득이 없다. 즉 홀란이 34세가 될 때까지 재계약을 맺은 건 차기 구단 전설이 될 선수를 예우해줬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홀란은 그만한 자격이 있다. 맨시티에 오기 전부터 최고 수준의 선수였고, 맨시티에 온 뒤에는 전설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2019-2020시즌 전반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6경기 8골을 넣으며 처음 주목받았고, 2019-2020시즌 후반기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18경기 16골을 집어넣으며 적응기 없는 활약을 펼쳤다. 도르트문트에서는 두 시즌 반 동안 89경기에서 86골 23도움을 기록하며 훌륭한 공격포인트 생산력을 보여줬다. 다만 당시 독일에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있어 득점왕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2022-2023시즌 맨시티로 넘어온 뒤에는 곧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를 평정했다. 홀란은 첫 시즌 리그에서만 35경기 36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른 건 물론 PL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경신했다. 38경기 체제는 물론 42경기 체제 기록이었던 34골까지 가뿐히 뛰어넘었다. 또한 UCL에서도 11경기 12골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맨시티는 홀란의 활약에 힘입어 유러피언 트레블을 달성해 진정한 명문으로 도약했다.

홀란은 지난 시즌에도 31경기 27골로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고, 맨시티도 잉글랜드 최상위리그 역사 최초로 4연패를 성공하는 위업을 이뤄냈다. 이번 시즌에는 21경기 16골로 주춤한다는 평가를 받지만 어디까지나 홀란이라서 받는 혹평이다.

홀란과 초장기 계약은 맨시티가 홀란 정도 선수도 지킬 만한 재력과 명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선언에 가깝다. 홀란이 맨시티에 처음 올 때만 해도 맨시티는 홀란에게 더 큰 구단으로 가기 위한 발판에 가까웠다. 레알마드리드처럼 역사까지 갖춘 구단이 있기 때문이었고, 아버지 알프잉에 홀란 역시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의중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홀란이 합류한 뒤 맨시티는 유럽 전체에서 8개 구단만 이룩한 유러피언 트레블을 달성한 팀이 됐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축구를 펼치는 클럽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장 2027년까지 맨시티에 머물 예정이고, 필 포든으로 상징되는 맨시티 유소년 출신 선수들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맨시티는 단순한 갑부 구단에서 진정한 명문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홀란은 장기 재계약을 통해 그 중심에 자신이 설 기회를 잡았다. 아직까지는 뱅상 콩파니, 세르히오 아구에로, 다비드 실바의 상징성에 미치지 못하지만 지금과 같은 활약을 10년 가까이 맨시티에서 보일 수 있다면 충분히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구단 황금기의 대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최근 홀란의 부모는 맨체스터에 정착했다. 홀란이 맨시티에 계속 남을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구단 관계자들과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고 이제는 맨시티보다 강한 팀이라고 분명히 말할 만한 팀도 없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홀란의 재계약은 바이아웃 조항 삭제에도 역대 최고 수준의 스포츠 계약이 될 예정이다.

리빌딩은 단순히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핵심 선수들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구단의 철학을 지키고 계승할 수 있어야 팀이 흔들리지 않고 계속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맨시티는 그 중추를 맡을 첫 선수로 홀란을 선택했다. 여전히 희소성이 큰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홀란을 지켜내며 맨시티는 잉글랜드 대표 명문으로 도약할 자격을 얻었다.

사진= 맨체스터시티 X, 엘링 홀란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