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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 감독 재계약 불발' 김병지 대표, "최고 대우 원했다...그렇게 되면 예산 70% 초과"
'윤정환 감독 재계약 불발' 김병지 대표, "최고 대우 원했다...그렇게 되면 예산 70% 초과"
botv
2024-12-06 20:54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가 윤정환 감독 재계약 불발 이유를 밝혔다.

김병지 대표는 6일 오후 8시 30분 진행된 라이브 방송에서 "(강원의 발표가 있기 전에)먼저 보도가 나왔다. 여러분들이 '재계약 협의가 왜 안됐을까. 정말 잘한 감독의 성과를 인정하고 연봉을 주면 안됐나'라고 할 수 있다. 윤정환 감독도 충분히 요구를 할 수 있었다. 강원 역사를 따졌을 때 멋진 시기를 보낸 건 이견이 없다"라며 윤정환 감독의 이번 시즌 성과를 높였다.

이어서 김병지 대표는 "우리가 1년 반 전에 계약할 때 보통 잘했을 때를 대비해서 플러스 개념으로 미리 계약도 해놓는다. 계약 내용 범위 내에서는 애매모호한 부분들이 있겠지만, 기본적인 틀은 정해져 있었다. 1년 반 뒤에 우승할 시 25%인상된 연봉 5억,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연봉 재협상이었다. 좋은 성과를 내서 제안을 주고받고 했지만, 윤정환 감독이 요구한 금액과의 차이는 꽤 컸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김병지 대표는 "(감독 연봉에 있어서)구단끼리 비교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윤정환 감독의 요구액은 K리그 최고 연봉 수준이었다. 강원이 제시한 금액은 시도민 구단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성공한 다른 감독 분들, 예를 들어 이정효 광주FC 감독 등 그런 분들보다는 금액적으로는 더 드리려 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K리그1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감독은 김판곤 울산 HD 감독이다. 김판곤 감독의 연봉은 13억 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 김병지 대표는 "난 경영인이면서 대표이고 축구계 선배다. 나는 예산하고 예우 사이에서 고민이 참 많았다. 그 연봉을 들어주게 되었어도 괜찮다. 다른 코치들도 연봉을 맞춰주면서 하면 괜찮지만, 그렇게 하면 우리의 내년 예산이 70% 정도 초과하게 된다. 내년 7월이 되면 직원들이나 선수단 월급을 주지 못하면서 예산을 소진하게 된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윤정환 감독은 2023시즌 도중 강원의 지휘봉을 잡았다. 전임 최용수 감독의 뒤를 이어 시즌 도중 팀을 이끌게 됐다. 당시 강원은 강등권에 있었는데, 윤정환 감독은 김포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잘 이겨내면서 극적인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새롭게 맞게 된 2024시즌. 윤정환 감독은 강원의 돌풍을 이끌었다. 시즌 개막 후 4경기 동안은 승리가 없었으나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가면서 울산 HD와의 우승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비록 시즌 막바지 살짝 주춤하며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졌고, 파이널 라운드 A에서도 울산에 패배해 2위로 시즌을 마치게 됐으나 강원이 엄청난 성적을 거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강원 구단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성적이었다. 강원은 창단 16년 만에 첫 리그 준우승으로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고,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 진출을 확정 지었다. 윤정환 감독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달 29일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했다. 우승 팀 외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4년 만이었다.

당연히 강원 팬들은 윤정환 감독과 함께 하기를 바랐다. 뛰어난 리더십과 전술을 바탕으로 팀을 1년 동안 잘 이끌어왔기에 윤정환 감독이 팀에 남아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다음 시즌 윤정환 감독의 강원은 볼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