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계보를 이을 것으로 보였던 킬리안 음바페(26)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음바페는 5일(이하 한국시간)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펼친 2024-25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6라운드에서 아틀레틱 빌바오를 상대로 침묵했다. 음바페가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놓친 탓에 레알은 빌바오에 1-2로 졌다.
이 패배로 레알은 10승 3무 2패 승점 33점에 머물러 선두 추격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1위인 바르셀로나(승점 37점)와 격차는 4점으로 벌어졌다.
음바페의 페널티킥 실축이 레알의 승리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 이른 시간에 알레한드로 베렌게르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힘들게 끌려가던 레알이 동점의 기회를 잡았다. 후반 13분 페널티킥을 얻은 레알은 음바페에게 공을 넘겼다.
음바페가 한 경기 만에 다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직전 헤타페전에서는 주드 벨링엄에게 키커 자리를 내줬었는데 다시 신뢰를 얻었다. 벨링엄에게 잠시나마 키커를 내준 이유가 있다. 음바페는 지난달 28일 리버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놓쳤다.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동점을 만들 수 있는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레알은 0-2로 졌다.
그래서 헤타페전에서는 벨링엄에게 페널티킥 처리를 맡겼는데 이날 다시 찾아온 기회에서는 음바페가 공을 잡았다. 확고한 전담 키커의 면모를 보여주려 했는데 또 실패했다. 음바페가 찬 공은 힘이 빠졌고 빌바오 골키퍼 훌렌 아기레자발라가 손쉽게 막았다.
음바페 실축은 레알의 패배로 또 이어졌다. 후반 23분 벨링엄의 동점골로 경기 균형을 맞췄지만, 2분 뒤 고르카 구루세타에게 실점하면서 한 골 차 패배를 당했다.
아기레자발라는 경기가 끝난 뒤 "음바페를 많이 분석했다. 그가 좋은 공격수라는 것을 알지만, 그는 마지막 페널티킥을 놓쳤다. 그가 같은 곳으로 공을 찰 것이라고 생각했고 운 좋게도 그렇게 됐다"라고 말했다.
음바페가 페널티킥마저 연거푸 놓치면서 자신감이 대폭 떨어졌다. 파리 생제르맹에서 총 308경기 256골로 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자에 도달했던 음바페는 레알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칠 것으로 여겨졌다. 레알을 발판삼아 메날두(메시+호날두)의 바통을 이을 축구의 신으로 등극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음바페는 파리 생제르맹에서 보여주던 영향력을 레알에서는 반복하지 못하고 있다. 라리가 13경기 8골을 비롯해 공식전 19경기 10골 2도움으로 준수한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으나 팬들의 만족도는 바닥을 찍는다.
포지션 문제가 부진의 이유로 꼽히기도 했다. 음바페는 레알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뛴다. 하지만 스트라이커는 단순히 골만 넣는 건 아니다. 상대 수비와 경합을 이겨내야 하고, 등을 지는 플레이와 연계까지 여러 임무를 수행한다. 단순히 침투와 결정력만 보고 음바페를 스트라이커로 세웠으니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파리 생제르맹에서는 쉼 없이 득점왕을 차지했던 음바페인데 지금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탓인지 득점 기복이 있다.
음바페가 레알에 어울리는 영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프랑스 전설 에마뉘엘 프티조차 "안첼로티 감독은 음바페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프티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은 음바페 영입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음바페 없이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한 팀"이라며 "이미 레알 마드리드에는 비니시우스와 벨링엄이 버티고 있었다. 그런 팀의 라커룸이 망가졌다. 음바페가 와서 문제만 일으키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스페인 매체 '아스' 역시 "음바페는 파리 생제르맹에서 보여준 경기력의 1%도 재연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를 들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그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며 "음바페는 최상의 몸상태가 아니다.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10골을 넣었는데 음바페도 슬프고 실망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