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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타도 정몽규’…삼파전 된 축구협회장 선거, 변수로 떠오른 ‘단일화’
결국은 ‘타도 정몽규’…삼파전 된 축구협회장 선거, 변수로 떠오른 ‘단일화’
botv
2024-12-05 07:03

내년 1월 8일 열리는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양자 대결에서 삼파전 구도가 됐다. 허정무(69)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정몽규(62) 현 회장에 이어 신문선(66) 명지대 초빙교수가 세 번째 후보로 출마하면서다. 다만 여전히 정 회장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 향후 ‘반(反) 정몽규’ 후보들의 단일화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신문선 교수는 지난 3일 출마 선언문을 통해 “재벌 총수가 행정을 하는 시대는 정몽규 집행부가 마지막이어야 한다”며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이르면 다음 주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출마 배경과 공약 등을 밝힐 예정이다. 

신문선 교수는 선언문에서 정몽규 회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축구협회의 난맥상은 축구의 기술적 영역과 국가대표팀 지도자 선임 등에 대한 업무적 특성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회장이 '톱다운' 방식으로 관여하고 지배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회장의 무능은 대한민국 대표팀에 대한 상업·산업적 가치를 추락시킨 축구 비즈니스 측면의 실책이 더 크다”고 역설했다.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한 허정무 전 감독도 연일 정몽규 회장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앞서 정 회장이 4선 도전 의지를 밝힌 직후에도 “정 회장의 4선 도전은 그 자체로 축구계의 큰 불행”이라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최근 YTN 라디오 뉴스FM 이슈앤피플을 통해서도 “고인 물은 썩는다. 조직도 마찬가지”라며 “언제까지 회장을 할 생각인지 물어보고 싶다”라며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후보들 간 공약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허정무 전 감독과 신문선 교수 모두 초점이 정몽규 회장의 4선 저지와 축구협회의 변화에 맞춰져 있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자연스레 두 후보의 향후 단일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론과 달리 여전히 정몽규 회장이 표심에서 우위에 있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표가 분산될 경우 지지 기반을 갖춘 정 회장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협회 대의원과 산하단체 임원, 지도자·선수·심판 등 축구인 약 200명으로 구성되는 선거인단 구성을 고려해도 결국 ‘반 정몽규’의 연대는 필수가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제 막 출마를 선언한 신문선 교수는 물론 허정무 감독 측이 여러 가능성을 폭넓게 열어두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풀어야 할 매듭이 많겠지만, 결국 정몽규 회장 4선 저지와 축구협회 변화를 위해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두겠다는 게 공통된 입장이다.

허정무 감독 측은 본지와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깊이 논의된 건 없지만 (단일화도) 염두에 두고는 있다. 출마 선언 당시 강조했던 축구인 단합을 위해서는 논의해 볼 수 있다. 모든 걸 다 열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선 교수도 “축구 철학과 비전 등이 맞아야 하겠지만, 정 회장을 물러나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열린 마음으로 생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축구협회는 오는 12일 선거운영위원회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 절차를 시작한다. 후보자 등록 기간은 25일부터 사흘이다. 축구협회장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지는 건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선거를 통해 당선된 차기 협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 22일부터 시작된다.

협회 정관에 따르면 회장 선거는 유효투표총수의 과반수 득표를 해야 당선인이 될 수 있다. 만약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인에 대해 결선 투표가 진행되고, 3인 이상 동수일 경우 2인이 결정될 때까지 가장 적은 득표자를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결선 투표 진출자를 결정한다. 2인 결선 투표에서도 동수가 나오면 재투표를 하되, 재투표에서도 동수일 경우 연장자가 당선된다.

김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