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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1st] 알론소와 아르테타, '절친' 차세대 명장의 닮은 점… 필요하면 수비축구도 얼마든지 쓴다
[분데스.1st] 알론소와 아르테타, '절친' 차세대 명장의 닮은 점… 필요하면 수비축구도 얼마든지 쓴다
botv
2024-12-04 11:54


사비 알론소 바이엘04레버쿠젠 감독은 지난 시즌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다 내려놓고 철저한 역습 위주 축구를 선보여 바이에른뮌헨을 잡아냈다.

4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DFB(독일축구협회) 포칼 16강전을 치른 바이에른뮌헨이 바이엘04레버쿠젠에 0-1로 패배하면서 탈락했다. 후반 24분 레버쿠젠의 네이선 텔라가 선제결승골을 넣었다. 바이에른 수비수 김민재는 후반 막판 교체 아웃됐다.

이로써 바이에른은 우승을 노린 3개 대회 중 자국 컵대회인 포칼에서 가장 먼저 탈락했다. 바이에른은 최근 5시즌 동안 포칼에서 최고 8강, 대부분 2라운드(32강)에서 탈락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이번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맞대결도 바이에른 홈에서 열렸는데, 당시 바이에른이 엄청난 강도의 압박으로 일방적 공세를 퍼부었지만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바 있다.


홈에서 바이에른이 얼마나 강한지 잘 실감한 알론소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허를 찔렀다. 알론소 감독은 지난 시즌 3-4-2-1 포메이션을 고수하면서 세계최고 수준의 경기력과 분데스리가 및 포칼 무패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은 경기 장악력이 약간 하락하자 균형을 더 신경 쓰면서 3-5-2에 가까운 대형도 보여주곤 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플로리안 비르츠 한 명으로 줄이고, 비르츠와 짝을 이룰 다른 공격형 미드필더 대신 수비력 좋은 미드필더를 팀에 추가하는 방식이었다. 3-5-2로 볼 경우 비르츠와 스트라이커 파트리크 쉬크의 투톱이 되는 셈이었다.

그런데 바이에른 원정에서 한술 더 떴다. 최근 3경기 연속골을 넣은 스트라이커 쉬크까지 빼고, 명목상 비르츠 원톱으로 경기에 나섰다. 4-1-4-1로 보이는 대형이었다. 실제로는 오른쪽 윙어 제레미 프림퐁이 자주 공격수 자리에 전진하고, 오른쪽 풀백 오르디 무키엘레가 오른쪽 윙백처럼 전진하면서 3-5-2로 보이기도 했다.

프림퐁은 지난 시즌 초반만 해도 전문 오른쪽 윙백이었다. 갈수록 윙백과 윙어를 오가며 활약해 왔지만 이날처럼 공격수에 가까운 역할을 받은 적은 드물었다.


수비수를 공격수로 기용한다는 알론소 감독의 극단적인 아이디어가 승리로 이어졌다. 철저히 웅크리고 있다가 비르츠의 센스와 프림퐁의 스피드만으로 역습을 하겠다는 전략이었는데, 경기 초반 프림퐁의 침투를 막겠다고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전진수비를 하다가 반칙을 범하고 말았다. 프림퐁은 예상보다 더 빨랐고, 나이를 먹은 노이어는 예상보다 느렸다. 그 결과 '몸통 박치기'가 되면서 퇴장이 나왔다.

이처럼 갈수록 더 수비적인 전략을 서슴지 않는 알론소 감독의 모습은 '절친'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을 연상시킨다. 알론소와 아르테타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 출신으로서 어려서부터 함께 공을 찼던 친구 사이다. 각각 선수와 코치로서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에게 사사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아르테타 감독이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대항마로 떠오른 뒤 보여준 특징은 필요에 따라 주도권이든 뭐든 다 포기하는 성향이었다. 세트피스 공격 때 상대 골키퍼를 반칙성 플레이로 방해하고, 시간지연 행위를 하는 등 '다크 아트'로 불리는 플레이가 화제를 모았다.

알론소 감독은 아직 다크 아트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자신이 지난 시즌 구축한 전술 철학을 송두리째 뒤집는 실리적인 축구로 바이에른 원정에 나섰다. 원래 알론소 감독은 빠른 경기템포를 추구하는 감독이다. 레버쿠젠 홈 구장에 볼스태프와 공을 더 많이 비치해서 사이드 아웃 때 경기 재개 속도를 높이는 것까지 신경 쓸 정도였다. 하지만 바이에른 원정에서는 경기 속도를 늦추고 서로 답답한 경기를 불사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