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울산 HD와 맞대결에서 3-1로 역전승, 지난 해 우승에 이어 다시 한 번 코리아컵 정상에 올랐다. 또 포항은 코리아컵 최다 우승 6회 금자탑도 쌓았다. 이날 포항은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정재희가 동점골, 연장에선 김인성이 결승골을 뽑아내 짜릿한 역전극을 만들었다. 연장 후반 막판에는 강현제가 쐐기골을 뽑아냈다.
코리아컵은 프로, 아마추어를 통틀어 최강팀을 가리는 대회다. 올해부터 FA컵에서 코리아컵으로 대회 명칭이 바뀌었고 결승전 장소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정해졌다. 역사적인 올해 대회에선 포항, 울산이 결승에 올랐다. 코리아컵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동해안더비 결승'이었다.
양 팀은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 관계다. 엄청난 팬심을 보유한 포항, 울산이 결승에서 맞붙어 응원전 열기도 뜨거웠다. 이날 경기장 절반은 포항 팬들의 빨강·검은색, 다른 한 쪽은 울산 팬들의 파란색이 가득 채워졌다. 총 2만 7184명의 관중이 코리아컵 결승을 찾았다.
포항의 선발 명단은 홍윤상, 정재희, 조르지, 한찬희, 오베르단, 완델손, 이태석, 신광훈, 아스프로, 전민광, 골키퍼 윤평국이었다. 울산은 주민규, 윤일록, 이청용, 김민혁, 루빅손, 고승범, 보야니치, 김영권, 이명재, 임종은, 골키퍼 조현우로 맞섰다.
이후 울산이 조금씩 분위기를 잡았다. 전반 21분 포항 수비진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보야니치가 터닝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공은 윤평국 골키퍼 손에 걸린 뒤 골대를 맞고 나갔다. 윤평국의 슈퍼세이브였다. 윤일록의 중거리 슈팅도 골대를 벗어났다.
계속 두드린 끝에 울산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주인공은 베테랑 공격수 주민규. 전반 38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청용이 툭 올려준 공을 주민규가 머리로 방향만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K리그 대표 골잡이 주민규는 올해 K리그1 33경기 10골로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김판곤 울산 감독의 신뢰에는 변함이 없었다. 주민규도 헤더골로 보답했다.
위기에 몰린 포항도 물러설 수 없었다. 후반이 되자 라인을 끌어올렸다. 공격 찬스도 늘려갔다. 소득이 있었다. 후반 24분 정재희의 동점골이 터졌다. 측면에서 가운데로 파고든 정재희는 페널티아크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렸는데,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된 뒤 골만 안으로 들어갔다. 조현우 골키퍼도 역동작에 걸려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분위기를 이어간 포항은 이후 정재희가 연속해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추가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경기는 연장으로 흘렀다.
연장에선 포항이 웃었다. 연장 후반 7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종우가 올려준 크로스를 김인성이 높은 타점으로 헤더를 시도, 정확하게 꽂아넣었다. 골이 들어간 것은 확인한 김인성은 포효했다. 울산도 반격에 나섰지만, 오히려 포항이 강현제의 쐐기골까지 더해 완벽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국 2년 연속 우승 주인공으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