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은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지도, 기왕 팀 전력을 투입한 거 승리를 지키지도 못했다.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5라운드를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AS로마와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토트넘은 대회 초반 3연승이 무색하게 최근 2경기에서는 1무 1패에 그쳤다. 여전히 대회 상위권이지만 최근 성적은 하락세다. 로마는 1승 3무 1패가 됐다.
토트넘은 후반전 정규시간이 끝날 때까지 앞서고 있었다. 이번 시즌 극심한 혼란 끝에 감독까지 교체한 로마는 스타급 선수들의 저력에도 불구하고 어수선한 팀이었다. 토트넘은 홈 이점까지 있어 경기력이 한결 나았다. 특히 손흥민, 도미닉 솔랑케, 브레넌 존슨의 공격진과 데얀 쿨루세프스키, 파페 마타르 사르, 로드리고 벤탕쿠르의 중원이 출격한 토트넘은 레프트백 아치 그레이만 빼면 현재 쓸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다 쓴 셈이었다.
아쉬운 건 후반 운영이었다. 후반 23분부터 교체카드를 쓰기 시작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먼저 존슨을 빼고 제임스 매디슨을 투입했다. 매디슨이 미드필더로 투입되고 그동안 미드필더를 맡아 온 데얀 쿨루세프스키가 윙어로 이동했다. 이어 미드필더 파페 마타르 사르를 이브 비수마로 바꾸며 수비력을 약간 더했다.
후반 33분 벤탕쿠르와 손흥민 두 주전 선수를 빼고 루카스 베리발과 티모 베르너를 들여보냈는데, 베리발 교체가 결정적이었다. 이때부터 중원 조합은 매디슨, 비수마, 베리발이 됐다. 선발 조합에 비하면 비수마를 보좌하는 두 선수의 수비력, 볼 키핑 능력, 운영 능력 모두 다운그레이드된 상태였다.
결국 로마가 몰아치는 공격에 버틸 힘이 부족했던 토트넘은 여러 차례 상대의 문전 진입을 허용한 끝에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실점 상황에서 베리발 혼자 큰 실책을 한 건 아니었지만, 상대 공격에 약간 허둥대면서 섣부르게 몸을 날리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벤탕쿠르는 잉글랜드 축구협회(FA)로부터 인종차별 때문에 받은 징계로 자국대회는 한동안 뛸 수 없다. 체력 안배가 필요한 선수가 아니었다. 벤탕쿠르의 몸 상태가 나빠서 빼야 했다면 이를 대비해 수비적인 미드필더 자원을 좀 더 남겨두지 않은 선택이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또는 주전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를 교체 투입하고, 좀 더 안정감 있는 그레이를 미드필더로 올려 보내는 것도 할 만한 선택이었다.
경기 흐름을 짚지 못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교체카드와 막판 운영이 못내 아쉬운 경기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