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 출사표
“누군가 축구인 대변해 나서야 할 때”
풍부한 현장경험으로 차별화 자신
허정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허 전 감독은 “한국 축구는 흔들리고 있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으로 축구협회를 개혁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허 전 감독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엔 출마에 부정적이었다”면서도 “(현 상황에 대해) 축구인의 목소리가 왜 들리지 않느냐는 비판을 듣고 누군가는 축구인을 대변해서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출마를 결심한 계기를 전했다.
정몽규 현 회장과 차별화를 이룰 자신의 강점으로는 ‘풍부한 현장 경험’을 꼽았다. 허 전 감독은 “유소년팀부터 프로팀까지 한국 축구의 현실을 잘 안다”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축구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항상 염두에 둬왔다”고 말했다.
허 전 감독은 46년간 축구계에 몸담으며 선수, 지도자, 행정가의 길을 걸어왔다. 선수 시절 1980년대 초반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 활약하며 국가대표로도 뛴 그는 은퇴 후엔 프로축구 K리그 구단 및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다. 또 2013∼2014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2015∼2019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거쳐 지난해까지는 대전 하나시티즌 이사장으로 일했다.
허 전 감독은 현재 한국 축구계가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축구협회의 의사결정 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축구협회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운영 체계는 급기야 시스템의 붕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으로 축구협회를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사령탑 선임 시스템에 대해서도 체계를 강조했다. 국가대표 감독을 포함한 지도자와 선수 선발, 각종 계약 체결 등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허 전 감독은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협회장이 감독의 해임과 선임에 관여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등 기존 집행부에서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천안축구종합센터는 너무 급하게 추진된 것 같다”면서 “지금이라도 파주시와 협의해 기존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를 살려 ‘투트랙’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허 전 감독은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에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첫 번째 인사다. 4선 도전이 유력한 정몽규 현 회장은 아직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다. 선거 예정일은 내년 1월 8일로 내달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