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김아인]
해리 윙크스가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시절을 회상했다.
윙크스는 5살 때 토트넘에서 축구를 시작한 '성골 유스'다. 2014년 데뷔전을 치른 뒤 2016-17시즌부터 점점 기회를 받았고,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오르는 데에도 기여했다. 조세 무리뉴 체제가 시작되면서 팀에서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지만, 안토니오 콘테 부임 이후 외면 당하게 됐고, 로드리고 벤탄쿠르에 밀려 입지가 좁아졌다.
반등을 위해 지난 2022-23시즌 삼프도리아로 임대를 떠났다. 완전 이적 조항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합류 직후 발목 부상으로 인해 시작부터 꼬였다. 재활 후 5개월이 지나서야 데뷔전을 치렀지만, 많은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팀의 강등을 막을 수 없었고, 윙크스는 리그 20경기 출전과 공격포인트 0개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겼다.
결국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20년이 넘도록 몸담았던 토트넘과 완전히 이별을 했다. 다음 행선지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된 레스터 시티였다. 1000만 유로(약 160억 원)라는 금액으로 합류했지만 그에 완벽히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 팀 내 핵심으로 거듭나면서 리그 45경기에 모두 풀타임으로 출전해 2골을 올렸다. 특히 패스 성공률에서 94%를 기록하며 챔피언십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레스터의 우승과 승격까지 이끌었다. 레스터는 개막 초반부터 압도적인 전력 차를 자랑하면서 31승 3무 11패를 달성했고, 최종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강등 한 시즌 만에 프리미어리그(PL)에 돌아오게 됐다. 올 시즌 팀은 부진하지만 그는 리그 11경기에서 2도움을 올리며 주전으로 뛰고 있다.
최근 토트넘을 떠난 일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윙크스는 영국 '데일리 메일'을 통해 "토트넘을 떠나기 전 커리어 후반에 조금은 비통함을 느꼈다. 유스 출신으로서 항상 내가 더 쉽게 밀려나는 기분이 들었다. 팀이 잘 되지 않으면 팬들이 가장 먼저 비난한다. 그런 상황에 빠지니 다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잘하고, 축구를 다시 즐길 필요가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축구계에 오래 있으면 실제로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배우게 된다. 항상 받아들이기 힘든 전환점이 있다. 서로 헤어질 때가 되었다는 걸 나도 알았고 클럽도 알았다.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는 걸 의미했고 그게 좋았다. 원한을 품고 싶지 않았다. 토트넘은 내게 정말 대단했다. 토트넘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다. 다행히도 일이 잘 풀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