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로드리고 벤탕쿠르(토트넘)에게 내려진 인종차별 징계에 이의를 제기했다. 인종차별 피해자 손흥민(토트넘)보다 가해자 벤탕쿠르를 더 챙기는 듯하다.

2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토트넘은 벤탕쿠르에게 징계를 내린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 이의신청을 했다. 토트넘은 "FA의 독립 규제위원회가 벤탕쿠르에게 내린 판결을 받아들이지만 그에 따른 제재는 가혹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벤탕쿠르가 손흥민에게 한 발언이 인종차별에 해당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만 징계 수위가 지나치다는 뜻이다.

벤탕쿠르는 지난 6월 조국 우루과이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벤탕쿠르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인식에서 비롯된 발언이다. 조사에 착수한 FA는 벤탕쿠르의 발언이 인종차별 행위라고 판단, 지난 18일 7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7700만 원)의 징계를 내렸다.

토트넘의 이의신청은 올 시즌 부진에서 비롯됐다. 토트넘은 EPL에서 5승 1무 5패(승점 16)로 10위. 그런 상황에서 벤탕쿠르의 장기 이탈은 치명적이다. 특히 벤탕쿠르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다. 다만 토트넘은 FA의 조사에서 "벤탕쿠르의 발언은 손흥민을 한국인이라고 부른 기자를 비꼬는 말로 부드러운 질책이었다. 맥락을 보면 벤탕쿠르가 비꼬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며 얼토당토않은 변명을 늘어놓아 국내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