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이끌고 중동 강호 사우디 2-0 완파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또다시 기적과 같은 결과를 만들면서 자신을 둘러싼 경질 여론을 잠재웠다.
신태용 감독이 지도하는 인도네시아는 1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6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완파했다.
월드컵 3차 예선에도 처음 오른, FIFA 랭킹 130위에 그치는 인도네시아가 FIFA 랭킹 59위의 강호 사우디를 상대로 만든 역사적인 승리다.
이번 승리로 신태용 감독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비판과 경질설을 날려버리는 데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신태용 감독이 최근 중국, 일본과의 2연전에서 모두 패배하자 사령탑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모두 이끄는 신태용 감독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 있는 여론이었다.
신 감독은 부임 첫해 2020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에서 결승까지 진출했다. 이어 202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진출권도 획득했다. 인도네시아가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한 것은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오른 2007년 이후 처음이었다.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인도네시아는 16강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비록 16강전에서 호주에 0-4로 완패했지만 이라크, 일본, 베트남과의 한 조에서 살아남은 점은 박수받기 충분했다. 특히 동남아 라이벌 베트남을 제압한 것은 아시안컵에서 거둔 가장 큰 수확이었다.
신 감독은 아시안컵에 이어 U23 아시안컵에도 인도네시아를 본선으로 이끌었다. 이어 본선 8강전에서는 한국을 제압하고 4강까지 올랐다. 비록 올림픽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좋은 경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성과는 A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신 감독은 이라크, 필리핀, 베트남 등 까다로운 팀들과 한 조에 속한 월드컵 2차 예선을 2위로 통과하며 인도네시아를 처음으로 3차 예선까지 이끌었다. 3차 예선에서도 인도네시아는 사우디, 호주, 바레인 등과 비기면서 승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비록 중국, 일본전에 패배했지만 객관적 전력 차를 고려한다면 신태용 감독에게 향한 비판은 가혹했다.
부담을 안고 사우디를 상대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단단했다. 볼 점유율이 23.3%에 불과했지만 23개의 슈팅을 기록한 사우디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리고 13개의 슈팅을 때려 2골을 넣었다.
사우디전 승리로 여론을 바꾼 신태용 감독과 인도네시아는 이제 193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88년 만에 월드컵 진출을 넘본다. 1승 3무 2패(승점 6)로 C조 3위에 오른 인도네시아는 2위 호주(승점 7)와의 승점 차도 1점에 불과, 월드컵 티켓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 조 1, 2위에 오르면 월드컵 본선 직행권을 획득할 수 있다. 4위 안에 들면 4차 예선 진출 자격을 얻기 때문에 불가능한 도전이 아니다.
인도네시아는 2025년 3월 호주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3차 예선을 재개한다. 이어 바레인을 홈으로 불러들여 조별리그 8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