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공언했던 부임 두 번째 시즌 우승 가능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종합병원이 된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 역시 스스로 초래한 위기였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23일(한국시간) 토트넘의 전임 의무 및 스포츠 사이언스 팀장인 조프 스콧이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충돌한 뒤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현재 토트넘은 그야말로 부상 병동이다. 토트넘은 굴리에모 비카리오,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 더 펜, 데스티니 우도기, 파페 마타르 사르, 이브스 비수마, 브레넌 존슨, 티모 베르너, 윌송 오도베르, 도미니크 솔란케가 부상으로 빠져 있고 안토닌 킨스키, 제드 스펜스, 세르히오 레길론도 잠재적인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지니 토트넘은 정상적으로 가동할 선수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토트넘은 현재 15위에 머물러 있고 강등권과 더 가까운 순위다. 지난 22경기에서 12패를 당했고 승점은 단 24점밖에 얻지 못했다.
12월부터 토트넘은 리그에서 네 번째로 많은 득점(24골)을 기록했지만, 두 번째로 많은 기대 실점(22.4골)과 빅찬스 허용(32회) 기록을 보였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의 독특한 철학이 수비진에게 심각한 부상을 안겼다. 그들은 경기장에서 상당히 높이 라인을 올리도록 압박하고 토트넘이 소유권을 잃으면 넓은 범위를 커버하도록 강요받는다"라며 "데이터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의 전략이 요구하는 피지컬적인 조건이 프리미어리그 다른 팀들과 상당히 높다. 이는 높은 스피드의 러닝 수치에서 자세히 드러난다"라고 전했다. 소유권 여부에 따른 고강도 러닝 수치에서 토트넘은 전반적으로 모두 높았다. 공이 없는 상황에서 토트넘은 경기당 26회 이상의 고강도 러닝, 공 소유 상황에서 22회에 가까운 고강도 러닝을 시도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포스테코글루는 선수단이 경기 때와 같은 강도로 훈련하는 걸 좋아한다. 훈련 세션이 이전 코치진과 비교해 더 짧았지만, 선수단의 피지컬 데이터는 더 훌륭했다. 피지컬적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것이 포스테코글루 스타일의 핵심이며 선수단이 스피드를 올리기 위해 적응기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포스테코글루는 과거 브리즈번 로어(호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 그리고 셀틱(스코틀랜드)에서 같은 문제를 겪었지만 두 번째 시즌에 리그를 우승하면서 이를 극복했다.
셀틱 시절 포스테코글루와 함께 일했고 과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시절 토트넘에서 스포츠 사이언스 팀장으로 이했던 안톤 멕엘혼은 '디 에슬레틱'을 통해 "강한 압박을 받는 일이었다. 매주 그리고 첫 몇 달 동안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훈련할 수 없었을 만큼 끔찍한 부상자 명단이 있었다"라며 셀틱 시절을 돌아봤다.
이어 "포스테코글루는 이해하고 있는 게 그가 구단마다 첫 5개월에 부상자들이 많고 선수단이 그 정도 수준의 훈련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데이터가 맞고 선수단이 충분히 힘들게 훈련했다는 것을 확신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토트넘에서의 상황은 다르다. 두 번째 시즌인데 지금 개선될 여지가 없다. 지난 시즌 포스테코글루가 시즌 초반 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다 흔들린 것도 3개월 만에 발생한 로메로와 판더펜, 제임스 매디슨 등의 부상이었다. 지금은 이보다 더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물론 토트넘의 빡빡한 일정이 개선되지 못하는 요소 중 하나일 수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에 카라바오컵 준결승 진출, 1월부터 시작하는 FA컵까지 연말·연초에 상당히 일정이 빠듯하다. 이런 와중에 주전 센터백이 부상을 당했고 라두 드라구신, 아치 그레이, 벤 데이비스도 번갈아 부상으로 신음했다.
포스테코글루는 한 기자회견에서 "이 정도로 심각한 부상 위기를 경험한 적이 없고 이렇게 위험이 길어진 적이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토트넘은 지난 2023-2024시즌 선수단 전체가 부상으로 빠진 시간이 1402분이었다. 가장 성공적인 시즌이었던 2018-2019시즌부터 현재까지 가장 많은 시간이다. 지난 시즌 37회의 부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45회) 다음으로 부상 횟수가 많았다.
매체는 이에 대해 토트넘 의무팀의 큰 변화를 짚었다.
매체는 "지난 시즌 종료 이후로 토트넘 의무 및 스포츠 사이언스 부서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모든 것은 조프 스콧 팀장이 여름에 물러나면서 시작됐다"라며 "지난 2004년 풀럼을 떠나 토트넘의 수석 피지오가 된 이래 20년간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그는 포체티노, 조세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포스테코글루 등 총 11명의 토트넘 감독을 겪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콧은 포스테코글루와 충돌한 뒤 떠났다. 익명을 요청한 해당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는 디애슬레틱에 두 사람이 1군 선수단 부하 관리와 부상 선수 회복 방식을 두고 충돌했다"라고 전했다.
구단은 스콧의 사임에 대해 포스테코글루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고 부서 개편 차원이라고 밝혔다.
스콧의 사임 이후 아담 브렛이 퍼포먼스 서비스 디렉터로 선임됐다. 브렛은 브라이턴에서 10년간 세월을 보내기 전에 럭비 연맹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브렛은 스포츠 사이언스, 의학, 영양, 심리를 총괄하며 경기 날 벤치 옆에서 종종 포착된다. 그는 축구 수석 대표인 스콧 먼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의무팀이 먼의 구단 운영에 대한 철저한 복기에 따라 간섭 많은 부서 중 하나가 됐다. 먼은 지난 2023년 4월 토트넘에 부임했고 이 이후로 그는 토트넘의 경기장 밖 운영 방식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고 현대적으로 최선의 훈련을 더 도입하려고 노력했다. 이것이 새로운 선임과 핵심 부서의 재구조화를 이끌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짧은 시간 안에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토트넘은 현재 재활 피지오테라피스트, 퍼포먼스 재활 코치를 포함해 여러 역할을 채용하고 있다. 링크드인에 채용공고를 내면서 토트넘은 '부상 당한 선수들을 원활하고 진보적이며 동기부여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에 복귀시키며 증거 기반과 경험 기반의 연습을 모두 활용한다'라고 적었다"라며 당장 필요한 부상 선수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어 "토트넘은 또 남자팀 의무팀장을 찾고 있는데 브렛에게 보고할 역할을 찾는 셈이다. 토트넘은 남자팀과 여자팀, 아카데미팀의 의무팀장을 개별적으로 원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직무는 전략적인 복기에 의해 계획됐으며 현재 부상 위기 이슈에 따른 대응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 예견된 부상 위험을 관리하지 못한 것은 지난해 여름 재구조화에 따른 의무팀 시스템 변화가 포스테코글루의 강도 높은 훈련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것이 결국 두 번째 시즌에 우승을 차지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포스테코글루의 위기를 자초한 셈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