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뱅상 콤파니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김민재(29)를 비롯한 수비진을 감싸 안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23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스타디온 페예노르트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7차전 페예노르트 로테르담과 맞대결에서 0-3으로 패했다.
이로써 승점 획득에 실패한 바이에른은 승점 12(4승 3패)로 15위에 머물면서 사실상 16강 직행이 좌절됐다. 이번부터 개편된 UCL은 상위 8위 팀까지 16강 직행 티켓을 받고, 9위부터 24위는 플레이오프(PO)를 거쳐 16강 진출 여부를 결정한다. 페예노르트는 승점 3점을 더해 13점(4승 1무 2패)을 기록, 11위에 자리했다.
바이에른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킹슬리 코망-자말 무시알라-마이클 올리세가 공격 2선에 섰다. 레온 고레츠카-요주아 키미히가 포백을 보호했고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콘라트 라이머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페예노르트는 4-3-3 전형으로 맞섰다. 이고르 파이샹-산티아고 히메네스-아니스 하지 무사가 공격 조합을 구성했고 안토니 밀람보-토마스 베일런-칼빈 스텡스가 중원에 섰다. 헤이스 스말-다비드 한츠코-게르노트 트라우너-바르트 니우코프가 포백을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저스틴 베일로가 꼈다. 황인범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페예노르트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김민재의 실책이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21분 김민재가 상대의 롱패스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며 뒤로 흘렸다. 이를 잡아낸 히메네스가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두 번째 골도 페예노르트의 몫이었다. 전반 추가시간 게헤이루가 박스 안에서 불필요한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PK)을 헌납했다. 키커로 나선 히메네스가 침착하게 차 넣으며 멀티골을 터트렸다.
바이에른은 계속해서 페예노르트 골문을 두들기며 공세를 이어갔지만, 소득을 얻지 못했다. 김민재는 후반 17분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페예노르트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44분 우에다 아야세가 역습 상황에서 팀의 3번째 골을 넣으며 바이에른을 무너뜨렸다. 경기는 그대로 바이에른의 0-3 패배로 막을 내렸다. 바이에른은 무려 슈팅 30개를 퍼붓고도 무득점에 그치며 무릎 꿇고 말았다.
김민재도 충격패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그는 교체되기 전까지 62분 동안 패스 성공률 94%(70번 중 66번 성공), 기회 창출 3회, 상대 박스 내 터치 2회, 공격 지역 패스 16회, 중장거리 패스 성공률 100%(3/3), 가로채기 1회 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반 21분 치명적인 실책으로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독일 매체 'TZ'는 김민재에게 최하점인 5점을 줬다. 매체는 "김민재는 영리한 위치 선정으로 여러 차례 상대의 역습을 저지했으나, 0-1 실점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는 경기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실수였다. 하지만 그의 태클은 평소처럼 강력했다"라고 평가했다. 대체로 준수한 활약이었으나 한 번의 실수가 너무나 뼈아팠다는 것.
다른 매체들도 나란히 김민재에게 평점 5점을 매겼다. '스폭스'는 "김민재는 0-1을 만드는 선제골을 내주기 전에 골잡이 히메네스를 향한 롱패스를 놓치는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 다른 면에서는 옆에 있는 우파메카노보다 더 불안해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RAN'도 "처음 몇 분 동안은 김민재가 매우 기민하고, 경기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첫 골 장면에서 판단을 잘못했다. 이런 실수는 처음이 아니다"라고 혹평했다.
'아벤트 차이퉁' 역시 "김민재는 로테르담에서 비에 휩쓸려 방향 감각을 잃었다. 긴 패스를 받았지만, 공을 받을 수 없었다. 히메네스가 그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골을 넣었다. 김민재의 상태는 나빠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빌트'는 "김민재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롱패스를 안일하게 생각해 공격수를 놓쳤다. 그의 수비는 항상 약점이 된다"라며 평점 6점을 부여했다.
그럼에도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를 옹호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수비 문제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난 독일에 온 지 6개월이 됐다. 이런 질문의 본질을 알고 있다. 우리가 실점하면 누군가의 책임에 대해 질문받는다"라며 개인에게 지나친 책임을 묻는 모습을 지적했다.
이어 콤파니 감독은 "수비는 한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공이 수비 라인에 도달하기 전에 공격수로부터 시작하는 거다. 실점은 팀 전체의 책임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치명적 실책을 범한 김민재와 게헤이루를 감싸안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콤파니 감독은 이전에도 김민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대신 말을 아낀 바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김민재의 백패스 실수로 실점했지만, "우리 팀의 멘탈리티는 최고였다. 김민재의 실수에 대해선 말하고 싶지 않다. 대신 우리 팀의 대응에 대해 말하고 싶다. 그건 모든 선수들에게서 좋았다"라며 다른 선수들을 칭찬하기만 했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했던 토마스 투헬 감독과는 상반된 언론 대응이다. 김민재는 지난 5월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두 차례 실점 빌미를 제공하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자 투헬 감독은 "그렇게 공격적으로 반격에 참여하면 안 된다. 팀이 공을 갖고 있을 땐 그렇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센터백으로서 그렇게 자유롭게 반격할 순 없다. 너무 욕심이 많다"라며 김민재를 공개적으로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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