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한일전에서는 절대 질 수 없었다. 무승부도 조금 분하긴하지만 조 1위를 확정지은 것은 의미가 크다."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이 일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경기 종료 직전 터진 김태원의 극장골 덕분에 한일전의 패배에서 탈출했고 8강에서는 우즈베키스탄과 맞붙게 됐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중국 선전의 유소년 축구 트레이닝 베이스 1구장에서 열린 2025 AFC U-20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일본과 1-1로 비겼다.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한 상황에서 이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과감한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지난 태국전 선발 라인업에서 무려 8명을 교체하며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윤도영, 이창우, 이건희만이 연속 출전했고, 골키퍼도 박상영에서 김민수로 교체되었다.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 승점 1점을 추가하며 2승 1무(승점 7)로 조 1위를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8강에서 C조 2위 우즈베키스탄과 맞붙게 됐다.
경기 초반부터 일본이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26분, 일본의 오구라 고세이가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렸고, 이를 김민수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냈다. 그러나 불과 2분 뒤 실수가 나왔다. 일본의 낮은 크로스가 문전으로 향했고, 이를 막기 위해 몸을 날린 김민수가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그의 손을 맞고 나온 공이 바로 앞에 있던 칸다 소마의 몸에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전반 39분 하정우의 문전 앞 헤더 슈팅이 일본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동점골 기회를 놓쳤다. 결국 한국은 0-1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하프타임에 이창원 감독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불안한 모습을 보인 김민수를 빼고 홍성민을 골문 앞에 세웠다. 후반 초반에도 일본이 공격을 주도했지만, 한국은 수비를 단단히 구축하며 반격을 노렸다.
후반 13분, 한국은 박승수와 김태원를 투입하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일본의 조직적인 수비를 뚫기가 쉽지 않았다.
경기는 그대로 0-1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1분, 김태원이 기적을 만들어냈다. 페널티박스 좌측 대각선 지점에서 공을 잡은 그는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좌측을 갈랐다. 일본 골키퍼는 손을 뻗었지만 공을 막을 수 없었고, 경기 종료 직전 한국이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 무승부로 한국은 조 1위를 확정하며 8강에서 C조 2위 우즈베키스탄과 맞붙게 됐다. 한국은 지난 대회 공동 3위에 머물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2012년 이후 13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대회 우승팀으로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한국이 이번 경기에서 핵심 선수들을 충분히 쉬게 했고,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는 만큼 8강전에서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8강전은 23일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꺾으면 사우디아라비아-중국전 승자와 4강에서 맞붙게 된다.
극적인 동점골의 주인공 김태원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일전에서는 절대 질 수 없었다. 무승부도 조금 분하긴하지만 조 1위를 확정지은 것은 의미가 크다. 동료들이 좋은 기회를 만들어줘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2경기 3골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른 김태원이 8강전에서도 활약을 이어갈지 기대된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일부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선수들의 체력을 조절했지만, 경기력 측면에서는 여전히 보완할 점이 있었다.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공격 전개에서도 다소 매끄럽지 못한 순간들이 있었다.
잠시 쉬어간 만큼, 8강에서는 베스트 멤버를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우즈베키스탄은 강력한 수비 조직력과 빠른 역습이 장점이기 때문에 한국이 신중한 경기 운영과 함께 보다 날카로운 공격력을 발휘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전 승리 시 한국은 4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혹은 중국과 맞붙는다.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거치며 다져진 조직력과 경기 경험을 살려야 할 중요한 순간이다.
한국이 이번 U-20 아시안컵에서 목표하는 것은 단순한 4강이 아니라 우승이다. 과연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13년 만의 정상 탈환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