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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수준의 결정력"…감독과 주장도 짜증냈다→누네스, 리버풀 우승의 최대변수 되나
"범죄자 수준의 결정력"…감독과 주장도 짜증냈다→누네스, 리버풀 우승의 최대변수 되나
botv
2025-02-20 17:51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리버풀 팬들도 참을만큼 참았다.

리버풀이 애스턴 빌라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다르윈 누네스의 결정적인 실수로 승리를 놓치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에 제동이 걸렸다.

리버풀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애스턴 빌라와 2-2로 비겼다. 이로써 리버풀은 승점 1점을 추가하며 선두를 유지했지만, 경기 내용과 결과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경기는 초반 모하메드 살라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이 앞서 나갔으나, 빌라의 유리 틸레만스와 올리 왓킨스가 각각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으며 전반을 1-2로 뒤진 가운데 마쳤다. 후반 15분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동점골이 나오며 경기는 2-2가 됐다. 이후 리버풀은 결승골을 노렸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경기 종료 직전, 리버풀의 도미니크 소보슬러이가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 누네스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골키퍼까지 벗겨낸 상황에서 누네스는 텅 빈 골문을 향해 슛을 시도했지만, 공은 크게 벗어나며 기회를 날렸다.

비록 수비의 견제가 있긴 했지만 발만 건드리면 들어가는 수준의 쉬운 찬스에서 믿을 수 없는 장면이 나와 리버풀 팬들은 경악했다. 선수들은 물론 리버풀을 이끌고 있는 아르네 슬롯 감독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 후 슬롯 감독은 "후반전에 있었던 기회를 봤다면, 우리 라커룸에서 가장 낙담한 선수가 누구인지 사람들은 알 것"이라며 "소보슬러이의 선택은 완벽했다. 정말 큰 기회였다. 불운했고, 그는 또 다른 기회를 얻길 바랐다. 그런 유형의 선수는 두 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주장 버질 판 데이크 역시 인터뷰에서 "3-2로 앞설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 애스턴 빌라의 경기력도 훌륭했지만, 우리는 좀 더 확실한 마무리를 해야 했다"며 누네스의 실수를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리버풀의 전설적인 공격수 로비 파울러는 경기 후 영국 'TNT 스포츠'에서 "누네스는 경기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자신감이 부족할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공을 잡고 간단한 패스를 주고받으며 기본을 충실히 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생각이 부족하다. 정말 나쁜 실수였다. 올 시즌 최악의 실수 중 하나다"라고 혹평했다.

이어 "소보슬러이가 직접 슛을 했어야 한다고도 볼 수 있지만, 완벽한 패스를 줬고 누네스는 8야드(약 7m) 거리에서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했다. 범죄 수준의 결정력이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날 '스카이스포츠'의 해설을 맡은 루시 워드는 "와우! 코너 브래들리가 소보슬러이에게 완벽한 패스를 보냈다. 누네스는 반드시 저 공을 골문으로 보내야 했다"며 감탄과 실망이 섞인 반응을 보였다.


경기 후 축구 전문 통계사이트 '풋몹'가 제시한 기록에 따르면, 누네스의 이 골의 기대 득점 값(xG)은 '0.75'였다. 이는 페널티킥에 부여하는 숫자와 비슷한 수치로, 공격수라면 골을 무조건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정도의 높은 값이다.

더 놀라운 것은 두 골은 넣은 애스턴 빌라 팀의 전체 xG값이 '0.67'인 것을 고려하면 누네스의 결정력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누네스는 이번 시즌 35경기에 출전하며 단 6골을 기록하며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벤피카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였던 그는 리버풀 이적 후 결정력 부족으로 인해 비판을 받아왔다.

경기 후 팬들의 반응도 냉담했다. 리버풀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팬페이지 '리버풀골스'는 누네스의 골에 대한 팬들의 반응을 모아 보도했다.

한 팬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누네스의 리버풀 커리어는 사실상 끝났다. 그리고 그 자신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팬은 "이제 지쳤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다만 "공격진을(디오구 조타와 누네스를)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2골을 넣고도 이기지 못하는 수비진이라면 우승 자격이 없다"며 팀 전체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리버풀은 최근 8경기에서 패배는 없지만 4경기를 비기면서 아스널 등 2위 그룹에 추격의 실마리를 주고 있다. 누네스의 이날 실수가 시즌 종료 뒤 리버풀에 두고두고 후회할 장면으로 남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사진=연합뉴스/X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