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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시즌" 고개 숙인 과르디올라…UCL 16강도 못 간 사상 초유의 굴욕 "영원한 건 없다"
"최악의 시즌" 고개 숙인 과르디올라…UCL 16강도 못 간 사상 초유의 굴욕 "영원한 건 없다"
botv
2025-02-20 16:06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맨체스터 시티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1-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1차전에서 2-3으로 패배한 맨체스터 시티가 2차전에서도 무릎을 꿇으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더 나은 팀이 이겼다"며 완패를 인정한 뒤 "나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리그 페이즈에서) 22위에 그친 건 우리가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시즌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지난 7년 동안 6차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부정될 수 없는 성과다. 우리는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늘 8강 이상의 성적을 냈다"고 강조했다.

챔피언스리그 최다 15회 우승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2022-23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 강호로 떠오른 맨체스터 시티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양 구단은 이번까지 4회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맞붙었고, 앞서 3차례 대결에서 승리한 구단이 우승 트로피 '빅이어'를 품에 안았다.


26세 킬리안 음바페와 24세 엘링 홀란드, 비슷한 연배의 두 골잡이 간 자존심 대결에서는 음바페가 승리했다. 1차전에서는 음바페가 득점하지 못하고 홀란드가 멀티골을 뽑아냈으나 이번엔 홀란드가 직전 정규리그 경기에서 입은 무릎 부상 여파로 벤치를 지킨 가운데 음바페가 해트트릭을 폭발했다.

음바페는 전반 4분 만에 후방에서 한 번에 넘어온 패스를 골키퍼 키를 넘기는 로빙슛으로 마무리해 선제골을 뽑았다. 수비수 두 명이 따라붙어 경합했으나 날랜 음바페를 막아서진 못했다.

전반 33분에는 호드리구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 하나를 제치고 골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슈팅해 2-0을 만들었다.

음바페는 후반 16분에는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예리한 왼발 땅볼 슈팅을 날려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후반 47분 니코 곤살레스의 골로 영패를 겨우 면했다. 맨체스터 시티로서는 전반 7분 만에 주축 센터백 존 스톤스가 부상으로 교체된 게 악재였다.

이날 패배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생애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소속팀을 이끌지 못하게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 시대 최고의 감독을 꼽을 때 단연 첫손에 들어갈 인물이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를 잇달아 지휘하면서 수없이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유럽 축구 최고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에서도 3차례나 우승을 이뤄냈다. 2022-23시즌엔 맨체스터 시티를 창단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것도 모자라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이뤄내며 활짝 웃었다. 그런데 올해는 울상이다. 로드리 등 핵심 선수들이 줄부상당하고, 베테랑 자원들의 노화가 뚜렷해지면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선 4위로 처져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고, 리그컵에서는 16강에서 토트넘에 패하며 일찌감치 탈락했다.

이날 패배로 맨체스터 시티의 올 시즌 주요 대회 무관 가능성은 커졌다.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회는 16강에 올라가 있는 FA컵뿐이다. 여기서도 탈락한다면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우승 트로피는 커뮤니티 실드 하나만 남는다.

커뮤니티 실드는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과 정규리그 우승팀이 맞붙는 단판 대회일 뿐이어서 이것만으로는 사실상 '무관'이나 마찬가지다.

맨체스터 시티는 뒤늦게 리빌딩에 돌입했다. 오마르 마르무시, 압두코디르 후사노프 등 전성기를 앞둔 특급 선수들을 전 포지션에 걸쳐 수혈하고 있다. 리빌딩에 들인 돈은 벌써 1억 7,000만 파운드(약 3,086억 원)를 넘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리빌딩은) 당연한 일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 팀에는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