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if.column] '우승 확률 0.1%→리그 3위' 노팅엄의 돌풍, 이유는?
[if.column] '우승 확률 0.1%→리그 3위' 노팅엄의 돌풍, 이유는?
botv
2025-02-20 15:50


[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인생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곤 한다. 좌절을 맛볼 수도 있고 반대로 갑작스럽게 성공 가도를 달릴 수도 있다. 이번 이야기 주인공은 '리그 3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노팅엄 포레스트다.

누군가 올 시즌 개막 전 노팅엄 포레스트가 상위권을 달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 손가락질을 받았을 것이다. 어쩌면 흔히 말하는 '축알못(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낙인을 찍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당사자인 필자조차 이해하지 못했을 것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현재 노팅엄 포레스트는 1위 리버풀, 2위 아스널에 이어 리그 3위(승점 47점)를 달리고 있다. 최근 리그 10경기에서는 7승 1무 2패로 대단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강팀 리버풀을 상대로도 1-1 무승부를 거두었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그렇다면 이번 시즌 노팅엄은 왜 이렇게 잘하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 분석해 보려 한다.

#1. 점유율 NO, 후방이 튼튼해야 이긴다


이번 시즌 노팅엄 기록을 살펴보면 누누 산투 감독의 성향이 그대로 나와 있다. 노팅엄의 전술은 수비를 중점으로 두며 역습을 전개하는 모습이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노팅엄은 모든 수치에서 하위권에 있다. 특히 점유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노팅엄은 경기 당 평균 점유율 39.57%를 기록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20위 팀 가운데 꼴찌에 해당한다. 1위 맨체스터 시티의 61.02%에 비교하면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경기 당 크로스 성공률은 18.86%, 패스 성공률은 78.25%로 모두 최하위에 위치했다. 반면 수비 지표면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노팅엄은 현재까지 리그에서 29실점만을 기록했고, 이는 아스널(22실점), 리버풀(24실점)에 이어 본머스와 함께 공동 3위에 해당한다. 클리어링과 지상 경합 성공률도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즉 점유율을 포기하는 대신 최후방에서 안정감을 택한 것이다.

흥미로운 지표도 있다. 노팅엄은 이번 시즌 허용한 슈팅 수치에서 8번째로 많은 318회를 기록했다. 반면 슈팅 당 허용한 실점 평균은 0.09로 매우 낮다. 이는 상대 팀이 득점하기 어려운 위치에서 슈팅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올 시즌 나온 실점 중 대다수가 뜻하지 않게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나 박스 가장자리 밖 중거리 슈팅에서 나왔다.

어떻게 유도를 했을까? 먼저 노팅엄은 기본적으로 기다리는 수비를 펼친다. 공이 박스 중앙 근처까지 오도록 기다렸다가 수비진과 홀딩 미드필더가 순식간에 달려들어 이를 탈취한다. 따라서 상대는 박스 중앙이 아닌 측면으로 공을 돌리거나 답답한 나머지 박스 밖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주전 센터백들의 활약도 한몫했다. 노팅엄의 주전 센터백은 밀렌코비치와 무릴로다. 둘은 후방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수비 라인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물론, 제공권을 바탕으로 '빗장 수비'의 모습을 펼치고 있다. 특히 무릴로는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을 정도다. 그는 리그에서 클리어링 152회, 차단 32회로 2위와 3위를 기록 중이다. 주전 골키퍼인 마츠 셀스 역시 클린시트 10회를 기록, 아스널의 라야와 에버턴의 픽포드를 꺾고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 체계적인 수비 전술과 빠른 역습 전개


노팅엄은 기본 포메이션 4-2-3-1로 경기를 시작한다. 큰 특징 중 하나는 상대 팀을 높은 위치에서 압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대가 공을 잡을 시 압박하지 않고 중앙 미드 블록에 위치해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경기를 살펴보면 노팅엄의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는 상대 선수 앞에 서서 패스 길을 막는다. 즉 1차 저지선을 형성한 것. 홀딩 미드필더와 수비진은 라인 사이에 있는 모든 선수를 면밀히 주시하며, 그들이 돌아설 수 없도록 한다.

만약 공이 노팅엄의 1차 저지선을 통과할 시 공격진은 수비로 전환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자리에 서서 홀딩 미드필더와 수비진이 가로챈 패스를 받아 빠른 역습을 준비한다. 그렇다고 해서 수비 가담을 아예 안 하는 것도 아니다. 상대가 측면 지역을 집요하게 공략할 때는 한쪽 윙어가 측면 지역 수비를 도와주는 대신, 반대쪽 윙어는 역습을 위해 반드시 높은 위쪽에 머문다. 이러한 역습을 바탕으로 간격이 벌어진 상대 후방을 빠르게 공략해 위협적인 찬스를 만든다.

포메이션도 한정적이지 않다. 때에 따라 5-4-1, 4-2-4, 4-4-2, 3-5-2 등 여러 포메이션을 활용하여 촘촘한 간격 유지로 경기장 중앙 지역을 완벽히 봉쇄한다. 상대가 공을 투입할 수 있는 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노팅엄의 전술은 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첫 번째로 공을 가진 상대가 패스할 공간이 없어 빌드업이 원활하게 되지 않다는 것. 지난 리버풀전이 대표적인 예시다. 당시 노팅엄 선수들은 수비 시 리버풀 선수들 앞에 서서 모든 패스 길목을 차단했다. 이에 리버풀 선수들은 공을 잡고 나서 패스할 공간이 없어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발밑이 좋은 반 다이크마저 팀원들에게 받으러 오라고 여러 번 소리치기까지 했다.


두 번째는 공격진을 수비 지역까지 내리지 않음으로써 공격진과 수비진이 각자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비진과 미드필더는 역습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하지 않고 오로지 공격진과 공격형 미드필더만이 가세한다. 이로 인해 윙어와 풀백의 동선이 겹치는 일도 없고, 수비진과 미드필더는 그 자리에 고정하여 항상 수비 태세를 갖출 수 있다. 수비진은 수비만, 공격진은 공격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띄고 있는 셈이다.

#3. 공격진의 활약


노팅엄의 주전 공격진은 '주포' 크리스 우드와 칼럼 허드슨-오도이, 안토니 엘랑가가 있다. 그 중심에 우드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과거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 레스터 시티, 번리, 뉴캐슬 등 프리미어리그에서의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다. 이번 시즌에는 그의 노련함이 더해져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현재까지 리그에서 18골을 넣으며 1위 모하메드 살라(22골), 2위 엘링 홀란드(19골)에 이어 득점 3위다. xG값(기대 득점)이 11.1이지만 18골을 넣었으니 대단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과거 첼시와 맨유 유스 출신이었던 오도이와 엘랑가의 활약도 매우 컸다. 오도이의 경우 이번 시즌 리그 21경기에 나서 3골과 2도움, 엘랑가는 25경기서 3골과 8도움을 기록했다. 둘은 노팅엄의 전술에서 빼놓을 수 없다. 노팅엄은 이들의 빠른 스피드를 통해 역습을 전개한다. 또한 최전방에서 우드가 공을 따낸 후 동료들에게 원터치로 패스를 내주는 플레이를 펼치며 세 명의 조합은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공격을 잘하면 경기에서 승리하고, 수비를 잘하면 우승한다." 축구에서 흔히 나오는 말이다. 시즌 개막 전 노팅엄의 우승 확률은 0.1%였다. 충분히 납득이 가능했다. 노팅엄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간신히 강등을 면한 17위였다. 하지만 올 시즌 노팅엄의 질주는 끝이 안 보인다. 물론 현실적으로 리그 우승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위로 막강한 리버풀과 아스널이 있기 때문. 그러나 1995-96시즌 이후 30년 만에 유럽 대항전 복귀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글='IF기자단' 3기 박선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