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이강인이 자신의 생일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소속팀은 대승을 거뒀다.
그럼에도 이강인은 웃을 수 없었다.
이강인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은 2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브레스트에 7-0으로 대승했다.
압도적인 승리였다. PSG는 1차전 3-0으로 승리했다. 1, 2차전 합산 10-0으로 16강에 진출했다. PSG는 UEFA의 16강 대진 추첨 결과에 따라 리버풀 혹은 아스널과 격돌할 예정이다.
이번 승리는 특별했다. 현지시간으로 경기가 열린 2월 19일은 이강인의 생일이다. 이번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20일 오전 5시에 열렸다. 브레스트전에 열린 PSG 홈구장이 있는 프랑스 파리는 한국보다 시차가 8시간 느리다. 즉 경기 당시 현지는 19일로 이강인 생일이었다. 이강인의 생일에 합산 10-0 엄청난 승리를 거뒀다.
그럼에도 PSG에서 씁쓸하게 그라운드를 떠날 수밖에 없는 이가 있다면 바로 이강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됐다.
이강인은 이번 브레스트전 벤치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15분 교체 투입됐다. 총 30분 활약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강인은 6.4평점을 받았다.
PSG 선수들은 평균 7.9평점을 받았다. 이강인이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는 걸 평점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강인은 선발 11명과 교체 5명을 포함한 총 16명의 PSG 선수 중 평점이 가장 낮았다.
최근 PSG에서 이강인의 입지가 불안하다.
이강인은 지난달 13일 AS 생테티엔과의 리그 경기 그리고 이달 초 르망과 치른 컵 대회를 제외하면 2025년 들어 풀타임을 뛴 경기가 없다. 엔리케 감독이 로테이션을 강조하는 지도자라는 점을 고려해도 이강인이 80분 이상 소화한 경기는 지난 2일 브레스트전(리그)을 포함해 단 세 경기에 불과하다.
풀타임 소화한 세 경기를 제외하면 대부분 교체다. 선발로 출전해서 교체 아웃 또는 후반전에 교체 투입 후 30~45분 정도 소화했다. 20일 브레스트와 2차전도 후반 30분 활약했다. 심지어 지난 1차전은 후반 교체로 들어가 딱 15분 뛰었다.
이강인의 입지가 줄어든 이유는 있다. 현재 PSG 공격진이 너무 막강하다.
현재 PSG의 주축 공격수는 브래들리 바르콜라, 우스만 뎀벨레,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다. 먼저 바르콜라는 올 시즌 리그 1에서만 11득점 5도움으로 총 16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팀 내 최다 득점 2위, 도움 3위, 공포 2위다.
이강인은 6득점 4도움으로 모든 공격 포인트가 바르콜라보다 한수 아래다.
뎀벨레는 부동의 주전이다. PSG의 핵심 공격수다. 뎀벨레는 이번 시즌 리그 1에서 16득점 4도움을 해냈다. 소속팀 최다 득점을 넘어 리그 득점왕이다. 또 공격 포인트 도 리그 1위다.
델벨레는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과 갈등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PSG는 아스널과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2차전을 앞두고 뎀벨레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뎀벨레가 앞서 열린 렌과 경기에서 교체 아웃된 것을 감독에게 불만을 보인 것을 알려졌다.
이후 엔리케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싶지 않다. 우리 사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불화는 거짓말이다"라고 하며 "뎀벨레 명단 제외 이유는 선수의 책임감과 관련된 이유다"라고 밝혔다. 이후 뎀벨레는 엔리케 감독 지휘 아래 리그 1 득점왕 자리를 질주하며 문제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흐비차는 이번 겨울에 합류한 신입 공격수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에 따르면 PSG는 흐비차 이적료로 약 7000만 유로(한화 약 1048억원)를 투자했다. 이탈리아 유력지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흐비차의 연봉이 700만 유로(약 104억원)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엄청난 돈을 투자해 영입한 공격수다. 당연히 선발 기용될 것을 예상했다. 독일 축구 전문 매체 '트란스퍼마르크트'는 18일 "PSG에 비싼 선수가 합류했다. 흐비차는 어디 위치에서 활약할 것인가"라는 제목과 함께 흐비차를 포함한 PSG 예상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당시 이강인의 자리는 없었다.
그리고 흐비차는 지금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다. PSG 합류 후 5경기(4선발 1교체) 뛰어 1득점 1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브레스트전 대승의 주역이다.
'풋몹'에 따르면 흐비차는 이번 경기 9.0 평점으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가장 많은 드리블과 볼 경합 승리를 기록했다. 왜 자신이 1000억원 넘는 선수인지 증명하고 있다.
PSG에 엄청난 공격수들이 너무 많다. 이강인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강인의 생일에 팀은 대승을 거뒀지만,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 P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