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손흥민(토트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토트넘 출신의 축구 해설가 제이미 오하라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언론 '토크스포츠'를 통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테러를 당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한국인들의 비난 댓글이 24시간 내내 올라온다"라고 언급했다.
오하라는 "손흥민은 그동안 토트넘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도움을 준 최고의 선수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손흥민은 스피드를 잃고, 누구도 제치지 못하는 선수가 됐다. 이제 대안을 찾아야 하고 손흥민은 더 이상 주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격양된 목소리를 냈다.
오하라의 손흥민 비판은 이전부터 계속 이어졌다. 이번 시즌이 막 개막했던 지난해 9월부터 "손흥민은 곧 33살이 된다. 지금도 예리함을 유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당장은 토트넘에 손흥민보다 나은 선수가 없기에 제외할 수는 없다. 그래도 새로운 왼쪽 윙포워드를 찾아야 한다"라고 세대교체를 촉구했다.
작년 12월에는 '더 부트룸'을 통해 "손흥민은 월드클래스였다. 다만 지금은 다르다"며 "손흥민을 무시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그는 레전드였고, 나 역시 아주 좋아했다. 토트넘도 발전시켰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적인 레벨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반복했다.
손흥민은 자타공인 토트넘 레전드다. 2015년 8월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언제나 간판으로 불렸다. 입단 첫 시즌에는 잉글랜드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8골 5도움에 그치기도 했지만, 이듬해부터 우리가 아는 손흥민의 역량을 잘 보여줬다.
2016-17시즌부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손흥민은 이번 시즌까지 9시즌 연속 동일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2024-25시즌에도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골, 리그컵 1골 등으로 총 10골을 넣고 있다.
토트넘 통산 출전 기록도 역대급이다. 10년간 공식전 442경기에 출전해 구단 역대 최다 출전 8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간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26골을 넣었다.
토트넘에서 굵직한 커리어를 쌓았지만 우승 경험이 없다. 1992년 출범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영국 1부리그 정상에 오른 기억도 60년도 족히 넘은 196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21세기 들어 우승한 것도 2007-08시즌 리그컵 딱 한 차례가 전부다.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이 손흥민과 동행을 이어 갈지 여부가 불확실하다. 레전드 대우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드러낸 바 있다.
손흥민의 계약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종료될 예정이었다. 1년 연장 옵션을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장기 재계약을 안겨줄지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토트넘의 선택은 1년 연장 옵션이었다. 토트넘 구단은 지난달 홈페이지 등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에 대한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다"면서 "계약은 이제 2026년 여름까지 유효하다"라고 발표했다.
1년 더 동행에 나서지만 여전히 장기적인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토트넘 정보를 주로 다루는 스퍼스 웹은 "손흥민은 장기 계약을 원했다. 전적으로 만족하지 못할 1년 연장"이라며 "손흥민의 가까운 미래에 대한 추측은 일단락됐으나 장기적인 거취는 불확실하다. 당장은 손흥민을 보호했지만 이번 시즌 여전히 부진한 상태"라고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열었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손흥민의 계약은 단지 1년 연장된 것이다. 그가 내년 이맘때쯤 클럽을 떠나는 자유 이적에 동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클럽은 지금이나 여름 이적 시장에서 그를 현금화할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구단이 장기 계약을 머뭇거리는 이유는 손흥민의 경기력이 떨어져서다. 실제로 손흥민은 영국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리버풀과 준결승 2경기를 비롯해 아스톤 빌라와 치른 영국축구협회(FA)컵 4라운드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오하라가 더욱 마음을 먹고 손흥민을 비판했다. 당시 오하라는 "토트넘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리더십 부재"라며 "감독과 주장에게서 비롯된다. 나도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을 맡을 그릇이 아니"라고 태클을 걸었다.
오하라는 "주장은 구렁텅이에 빠진 팀의 목덜미를 잡고 꺼낼 줄 알아야 한다. 손흥민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손흥민에게서 주장 완장을 뺏어서 다른 선수에게 줘야 한다"라고 강도 높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