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양민혁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그가 올 상반기까지 뛰게 될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가 양민혁을 단독으로 쫓아다닌 카메라를 통해 그의 그라운드 활약상을 조명하더니, 그의 한글 이름이 박힌 유니폼 판매까지 하고 나섰다.
QPR은 지난 16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양민혁 Yang Cam"이라는 제목으로 양민혁의 QPR 첫 선발 경기 활약상을 영상에 담아 게시했다.
양민혁은 지난 15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로프터스 로드에서 열린 더비 카운티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33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도움을 기록하면서 4-0 대승에 일조했다
이날 4-2-3-1 전형에서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양민혁은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12분 팀의 3번째 골을 도왔다.
후반 12분 양민혁은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한 뒤 골대 앞으로 컷백 패스를 시도했다. 양민혁의 날카로운 패스는 일리아스 체어에게 향했고, 체어가 공을 오른발로 밀어 넣어 스코어 3-0을 만들었다. 체어의 득점으로 양민혁은 QPR 입단 후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단순한 어시스트가 아니라 양민혁의 특징이 잘 드러난 장면이었다. 양민혁은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한 뒤 골대 앞으로 컷백 패스를 시도했다. 양민혁의 날카로운 패스는 체어에게 향했다. 체어가 공을 오른발로 밀어 넣어 이날 멀티골이자 팀의 3번째 득점을 장식했다.
양민혁이 축구종가에서 첫 도움을 쌓는 순간이었다. 후반 17분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양민혁은 팀의 4번째 득점을 벤치에서 지켜본 뒤 대승 기쁨을 만끽했다.
후반 17분 양민혁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후반 21분 센터백 로니 에드워즈가 헤더 쐐기골을 터트리면서 경기는 QPR의 4-0 대승으로 끝났다.
양민혁은 첫 선발 경기에서 QPR 홈팬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QPR 입단 후 교체로만 3경기 연속 출전하던 그는 마침내 첫 선발 경기를 가졌고, 공격포인트까지 올리며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63분을 소화한 양민혁은 도움 외에도 패스 성공률87%(13/15), 기회 창출 2회, 드리블 성공률 33%(2/6), 태클 성공 1회, 인터셉트 1회, 지상 경합 성공 4회 등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좋은 데뷔전을 펼쳤기에 양민혁에게 온갖 칭찬이 쏟아졌다.
영국 매체 '웨스트 런던 스포츠'는 양민혁에게 평점 8을 주면서 "데뷔전에서 불가피하게 힘든 순간이 있었는데, 특히 초반에 몇 번이나 충돌했을 때 그랬다"라며 "하지만 토트넘에서 임대된 10대 양민혁은 엄청나게 인상적이었고 항상 앞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의 활약의 하이라이트는 오른쪽에서 체어를 위해 QPR의 3번째 골을 어시스트한 것이다"라고 호평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QPR은 양민혁이 임대 합류 후 상대 최종 수비에서 더욱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라고 팀의 공격력이 강화됐다고 주장했다.
양민혁의 QPR 임대를 맨 처음 보도한 '풋볼 런던'은 양민혁이 다음 시즌 토트넘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매체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토트넘은 향후 수년간 팀에 도움이 될 영입을 이미 완료했을 수 있다"면서 "토트넘 유망주 양민혁은 QPR에서 첫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임대 생활을 매우 유망하게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양민혁이 선발 데뷔전에서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기억에 남을 금요일 밤을 보냈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토트넘은 향후 수년간 팀에 도움이 될 영입을 이미 완료했을 수 있다. 스피드, 개인기, 공을 다루는 능력이 돋보였다. 양민혁은 경험 많은 챔피언십 선수들을 피지컬적으로 잘 대처하고 있다"고 했다.
QPR을 이끄는 마르티 시푸엔테스 감독 또한 양민혁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
시푸엔테스 감독은 경기 후 구단 인터뷰에서 양민혁에 대한 질문에 "아주 좋고 행복하다. 양민혁은 무릎에 약간 충격이 있었다. 그는 괜찮다고 말했다"라며 "이제 그가 나설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라고 칭찬과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어 "물론 양민혁은 아직 더 적응이 필요하지만 좋은 선수이다. 그는 그동안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오늘 경기에서도 그랬다. 기쁘다. 특히 3번째 득점을 도울 때 그 모습은 정말 수준 높았다"라고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양민혁의 어시스트를 받아 득점한 체어도 동료를 극찬했다.
체어는 "양민혁은 훌륭했다"며 "그를 선발로 쓴 것은 우리에게 이익이 됐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플레이를 했다"며 동료를 칭찬했다.
QPR은 아예 양민혁의 활약상만 모은 캠 영상을 만들기까지 했다. 양민혁이 합류한지 한 달도 안 됐고, 타팀에서 임대된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특별한 대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QPR이 양민혁 캠 영상을 게시하기로 한 선택은 대박을 치고 있다.
지금까지 QPR이 구단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들은 대부분 경기 하이라이트가 아니면 조회 수가 1만을 넘기지도 못했는데, 양민혁 캠 영상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조회 수 2만을 돌파하더니 사흘 지난 19일엔 5만에 육박했다.
양민혁이 뛴 해당 경기 하이라이트와 비교해도 3배 넘는 반응을 기록했다.
QPR은 첫 도움을 발판 삼아 양민혁 마케팅을 업그레이드하는 모습이다.
QPR 구단은 19일 홈페이지에 양민혁의 한글 이름이 박힌 유니폼을 판매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양민혁은 자신의 등번호 47번과 함께 다소 투박한 '양민혁' 한글이 들어간 유니폼 광고 모델을 스스로 했다.
수년 전 토트넘이 손흥민 한글 유니폼을 판매할 때와 똑같은 글씨체여서 눈길을 끈다. 손흥민 한글 셔츠 출시 당시 '한글의 멋을 살리지 않는 글씨체'라며 혹평도 받았지만 이제는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친숙한 글씨체가 됐다.
양민혁은 이와 함께 이날 사인회에도 나서는 등 QPR 중심 공격수로 점점 이동하고 사랑받는 모습을 드러냈다. QPR은 앞서 지난달 30일 양민혁이 입단하자마자 그의 영문 유니폼을 내놓는 등 발빠른 마케팅 행보에 돌입해 눈길을 끌었다.
비록 이번 시즌 말까지 단기 임대지만 QPR은 지난해 토트넘에 밀려 이루지 못했던 '양민혁 소유'의 꿈을 이루며 기뻐하고 있다.
한편, 양민혁을 임대로 보낸 토트넘도 그의 활약상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토트넘 팬들은 터무니 없이 낮은 골결정력과 잦은 부상으로 150억원 연봉에 걸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전 독일 국가대표 티모 베르너를 질타하며 양민혁이 다음 시즌에 윙어 한 자리를 자치하길 고대하는 상황이다.
토트넘 디렉터인 덴마크 출신 요한 랑게는 다음 시즌 프리시즌에 양민혁이 토트넘 1군 멤버를 넣고 경쟁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예고한 상태다.
랑게 디렉터는 지난 5일 토트넘 홈페이지를 통해 "임대 시장은 선수 발전에 매우 중요한 단계다.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모든 선수의 80% 이상이 임대됐다"며 "그리고 이 클럽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수 일부도 임대를 다녀왔다"고 했다. 토트넘은 2010년대 초반 10대 후반 공격수 해리 케인을 4곳으로 임대 보냈고 그는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했다.
이어 랑게는 다음 프리시즌에선 양민혁이 1군 경쟁할 재목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양민혁과 윌 랭크셔는 좋은 환경에서 더 많은 정규 경기 시간을 갖는 것이 그들 경력에 있어 올바른 단계라고 생각했다"며 "그들은 여름에 돌아올 것이다. 프리시즌에 경쟁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양민혁이 임대 과정을 마치면 올여름부턴 본격적으로 1군에서 다툼을 벌일 수 있다는 얘기다.
QPR에서 답답했던 축구종가 커리어 돌파구를 찾고 한 단계씩 걸어올라가는 양민혁의 활약상이 조금씩 시선을 모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Q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