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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의 극적 무승부... 판 뒤집은 이정효의 노림수
광주FC의 극적 무승부... 판 뒤집은 이정효의 노림수
botv
2025-02-19 08:40

역시 K리그 최고 지략가의 선택은 눈부셨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는 18일 오후 7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8차전에서 태국 명문 부리람 유나이티드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광주는 4승 2무 2패 승점 14점으로 동부권 조별예선 일정을 종료했다.

경기에 앞서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광주는 부분 로테이션과 전술적인 실험을 가동했다. 3-3-4 포메이션을 가동한 광주는 최전방에 권성윤·아사니·황재환·신창무가 중원에는 박태준·강희수·오후성이 포진했다. 스리백에는 김진호·안영규·조성권이 최후방은 김경민이 골문을 지켰다.

전반 시작과 함께 광주가 점유율을 높여가며 득점을 노렸지만, 부리람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전반 11분 우측에서 무에안타가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비솔리가 오른발로 득점을 만들었다. 부리람의 공세가 이어졌다. 전반 17분 크로스를 받은 비솔리가 헤더를 시도했으나 김경민이 막아냈다. 반격에 나섰던 광주는 전반 21분 황재환이 경합 도중 근육 부상을 호소했고, 결국 박인혁과 교체됐다.

광주도 공세에 나섰다. 전반 24분 아사니가 상대 패스를 끊고 박인혁에 넘겼고, 이를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조준했으나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이후 공방전이 이어졌고, 부리람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34분 비솔리가 보아케에 넘겨줬고, 이를 오른발 슈팅으로 광주 골망을 갈랐다.

이후 광주는 점유율을 높이며 기회를 연이어 노렸으나 무산됐고, 전반은 종료됐다. 후반 시작 후 광주는 강희수·권성윤을 빼고 이민기·헤이스를 투입하며 진영에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13분 아사니가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오프사이드로 무산됐다. 이어 후반 17분에도 아사니가 우측에서 인상적인 돌파 후 크로스를 올렸으나 무에안타가 이를 걷어냈다.

분위기를 올린 광주가 결국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22분 아사니의 패스를 받은 박인혁이 컷백을 시도했고, 이를 오후성이 오른발 슈팅으로 부리람의 골문을 갈랐다. 광주가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28분 프리킥 상황에서 볼을 받은 오후성이 슈팅을 날렸고, 이 볼이 김민혁을 맞고 굴절되어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다급해진 부리람도 사살락을 투입, 승부수를 띄웠다.

광주도 후반 40분 멀티 골을 기록한 오후성을 빼고, 이강현을 투입하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다졌다. 연속해서 기회를 잡았으나 놓쳤고, 부리람도 후반 막판 사살락이 크로스를 올리며 득점을 노렸으나 무산됐다. 이후 양 팀은 기회를 잡지 못했고, 경기는 2-2 무승부로 종료됐다.

위기 몰렸던 광주, 분위기 뒤집은 이정효의 한 방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했지만, 경기 열기는 확실히 뜨거웠다. 광주는 부분 로테이션을 통해 주전급 자원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아직 16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던 부리람은 수에안타를 제외한 10명의 자원들을 모두 선발로 출격했고, 김민혁-고명석 콤비도 수비진에서 합을 맞췄다.

이처럼 강력한 의지를 다졌던 부리람은 손쉽게 득점에 성공했다. 전방에 배치된 비솔리와 보아케가 광주 수비진을 쉽게 요리했고, 전반에만 2골을 퍼부으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반면 광주는 아직 호흡적인 부분이 맞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을 빠져나간 허율·이희균·정호연의 공백이 확실하게 보였다.

또 부상자까지 발생했다. 최전방에서 활발한 활동량으로 창의적인 패스를 넣을 수 있는 황재환이 상대와의 경합 도중 근육 부상을 호소했고, 결국 교체됐다.

위기에 빠진 가운데 광주 이정효 감독은 과감한 교체 카드를 통해 승부수를 띄웠고, 이는 판을 완벽하게 뒤집는 데 성공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강희수와 측면 자원인 권성윤을 빼고, 이민기와 헤이스를 투입하며 진영에 변화를 줬다. 기존 3백에서 4백으로 변경을 시도했고, 공격 자원에 1명을 추가로 넣은 것.

이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이민기는 좌측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으로 상대 수비를 막아냈고, 전반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던 비솔리를 막아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해냈다. 특히 헤이스는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공격을 이끌며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결국 이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다시 찾은 광주는 후반 23분과 29분에 오후성이 득점을 기록,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승부를 동점으로 돌려놨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부리람이 다시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고, 주도권을 헌납하기 시작한 것. 하지만 이 감독은 교체를 통해 이를 완벽하게 저지했다. 공격 자원인 오후성을 과감하게 빼고, 중원에서 볼 소유가 장점인 이강현을 투입하며 변화를 가져갔다. 이 역시 완벽하게 맞아들었다. 오히려 이강현 투입 후 기회를 잡기 시작했고, 추가 실점을 막는 데 성공했다.

이정효 감독의 노림수는 통계로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전반 58%의 점유율을 통해 기회를 잡았던 광주였지만, 부리람에 3번의 유효 슈팅과 2번의 빅 찬스를 내줬다. 그러나 후반에는 부리람의 공격을 완벽하게 봉쇄했고, 0번의 유효 슈팅으로 묶는 데 성공했다. 또 전반 유효 슈팅을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후반에만 무려 3번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비록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광주 이정효 감독은 자신의 노림수를 통해 판을 뒤집었고 귀중한 승점 1점을 획득하며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조별예선 일정을 종료했다.

한편, 경기를 마친 광주는 홈에서 잠깐 휴식 후 전주로 이동해 오는 23일 전북 현대와 K리그 2라운드 일정을 펼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