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부재’ 서울
믿었던 조영욱 헛발질
폭풍영입 효과 ‘글쎄요’
‘이변 희생양’ 울산
기대했던 허율 부진해
주민규 빈자리만 실감
울산 HD와 FC 서울은 2025시즌 출발선에서 K리그1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분류됐다. 울산은 리그 4연패로 향하는 관록에 방점이 찍혔고, 서울은 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전력 강화 효과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개막 라운드에서 두 팀 모두 한 방이 부족했고, 결국 한 방에 무너지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미완으로 남겨뒀던 ‘아킬레스건’ 최전방에서 나란히 고민을 안았다.
울산은 승격팀 FC 안양에 0-1로 충격패를 당했다. 서울은 제주 SK에 0-2로 졌다. 창끝이 너무 무뎠다.
울산은 리그 3연패를 달성한 지난 시즌 막판부터 ‘해결사’ 고민을 안고 있었다. 시즌 도중에는 주전 경쟁에서 밀린 마틴 아담이 이적했고 이후 주민규, 야고, 김지현으로 이어지는 최전방 공격라인이 김판곤 감독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
결국 울산은 올시즌을 앞두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변화를 택했다. 국가대표 공격수 주민규가 대전하나시티즌으로 떠난 자리를 1m93의 장신 공격수 허율로 채웠다. 광주 FC에서 주전 공격수로 뛴 2001년생 허율은 제공권과 테크닉, 스피드를 두루 갖춰 차세대 대형 스트라이커로 기대 받는 선수다.
그러나 안양전에 선발 출전한 허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열심히 뛰었지만 3번의 슈팅 기회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후방 지원도 빈약했다. 후반 야고 교체카드도 신통치 않았다. 팀 슈팅 15개 중 유효 슈팅은 3개에 불과했다.
야고는 앞서 앞서 12일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에 1-2로 패할 때도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대전 선수가 되어 개막하자마자 2골을 몰아친 주민규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법하다.
김판곤 감독은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좋은 시즌을 보내기 위해서는 외인 공격수 영입으로 ‘화룡점정’을 찍어야 한다는 욕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안양전 패배 뒤엔 이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일류첸코(수원 삼성)를 떠나보낸 서울 역시 시즌 스타트를 끊은 상태에서 최전방 공격수 부재라는 고민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제주전에서는 조영욱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조영욱은 전천후 공격 자원으로 꾸준한 득점력을 보여줬지만 상무에서 복귀한 지난 시즌에는 조금 부진했다. 이날도 조영욱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타 출신 제시 린가드, 이적생 문선민 등이 제주 수비를 뚫지 못했다.
서울 김기동 감독은 찬스를 살릴 수 있는 공격수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울산과 서울은 이적시장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를 전력 보강의 마지막 ‘퍼즐’로 남기고 있다.
개막전에서 김천 상무를 상대로 승리한 전북 현대도 새로 영입한 장신 스트라이커 콤파뇨를 두고 숙제를 안았다. 콤파뇨는 앞서 주중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에서 포트FC(태국·4-0 승)를 상대로 2골을 넣었지만, 이날 개막전에서는 상대 집중 견제에 막혔다.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은 “김천이 콤파뇨를 많이 분석한 것 같다. 어떻게 돌파구를 만들지 훈련하며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