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촌극도 이런 촌극이 없다. 지난해 12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알레산드로 네스타(48·이탈리아) 감독을 경질했던 몬차가 후임 사령탑으로 선임한 살바토레 보케티(38·이탈리아) 감독을 해임할 계획인 가운데, 네스타 감독 재선임을 고려하고 있다.
10일(한국시간)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보케티 감독을 해임하기로 결정을 내린 가운데 조만간 공식화할 예정인 몬차는 차기 사령탑으로 지난해 12월 경질했던 네스타 감독 재선임을 검토하고 있다. 네스타 감독은 경질된 아픔을 잊고 몬차 지휘봉을 다시 잡을 준비가 되어 있어 곧바로 부임할 거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몬차는 지난해 12월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네스타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3연패 포함 9경기 무승(3무6패)의 늪에 빠지면서 최하위(20위)로 떨어져 ‘다이렉트 강등’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자 네스타 감독을 선임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경질하며 칼을 빼 들었다. 네스타 감독은 공식전 20경기를 지휘하는 동안 고작 3승(7무10패)밖에 거두지 못하고 물러났다.
몬차는 이후 곧바로 후임에 보케티 감독을 앉히면서 빠르게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보케티 감독이 부임한 후로도 반등하지 못했다. 7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승(6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순위는 여전히 최하위(승점 13)에 머무르고 있다.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엠폴리(승점 21)와 격차는 승점 8이다.
아직 강등권을 탈출할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는 몬차는 결국 다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보케티 감독 경질을 결단했다. 그리고 후임 사령탑에 네스타 감독을 재선임하기로 했다. 한 시즌에 경질했던 감독을 재선임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일인 뿐더러 납득하기 어려운 만큼 그야말로 ‘촌극’이다.
한편 네스타 감독은 현역 시절 라치오와 AC밀란의 황금기를 이끌고, 또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하며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았다. 이후 지난 2014년 축구화를 벗은 후 본격적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다만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를 남긴 적이 없다.
실제 지난 2015년 마이애미FC에서 첫 감독직을 시작한 네스타 감독은 2017년 북미사커리그(NASL)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적을 제외하곤 줄곧 실패만 겪었다. 페루자와 프로시노네, 레지아나 등을 이끌 때마다 모두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거나 상호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특히 대부분 부임한 지 2년 안팎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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