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5 UEFA 유로파리그 리그페이즈 7차전] 호펜하임 2-3 토트넘언제나 위기에 강했다. '캡틴' 손흥민이 부진에 빠진 토트넘을 이끌고 유로파리그 원정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승리에 앞장섰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독일 진스하임의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7차전 호펜하임과의 원정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4승 2무 1패(승점 14)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다가섰다.
79분 뛴 손흥민, 멀티골로 확연한 존재감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전방에 손흥민-히샬리송-데얀 쿨루셉스키가 포진하고, 중원은 제임스 매디슨-로드리고 벤탄쿠르-루카스 베리발이 책임지는 전형이었다. 아치 그레이-벤 데이비스-라두 드라구신-페드로 포로가 포백을 형성했으며, 골키퍼 장갑은 브랜든 오스틴이 꼈다.
호펜하임은 4-4-2 포메이션을 꺼냈다. 올리버 바우만이 골문을 지킨 가운데 다비드 유라세크-스탠리 은소키-케빈 아크포구마-파벨 카데르자베크가 백포를 구축했다. 미드필드는 톰 비쇼프-안톤 슈타흐-핀 올레 베커-아담 흘로제크, 최전방 투톱은 안드레이 크라마리치-막스 뫼어슈테트였다.
토트넘은 시작이 좋았다. 전반 3분 만에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포로가 침투 패스를 찔러 넣었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매디슨이 마무리지었다.
토트넘은 이후에도 줄곧 빅찬스를 창출했다. 전반 13분 손흥민의 발에서 시작된 패스가 포로에게 전달되며 기회를 맞았는데, 마지막 포로의 왼발 슈팅이 골문 오른편으로 빗나갔다. 전반 15분에는 데이비스의 롱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수비수를 제친 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 위로 떠올랐다.
손흥민은 전반 21분 앞선 상황의 아쉬움을 털고 확실한 득점으로 매듭지었다. 역습 기회에서 매디슨의 로빙 패스가 손흥민에게 향했다. 손흥민은 가슴 트래핑 이후 박스 안으로 진입해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이 공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며 골망을 갈랐다.
2골을 뒤진 호펜하임이 거세게 반격했다. 전반 33분 비쇼프의 오른발 슈팅이 오스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호펜하임은 전반에만 12개의 슈팅을 쏟아내고도 최악의 효율을 보였다. 이에 반해 토트넘은 간헐적인 몇 차례 역습을 활용한 날카로움이 돋보였다.
전반 44분 프리킥 기회에서 매디슨의 크로스를 베리발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토트넘은 전반전을 2-0으로 앞선 채 마감했다.
후반 들어 호펜하임이 경기를 주도하며 만회골을 위해 분주하게 노력했다. 후반 10분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뫼어슈테트가 헤더로 연결한 공이 골대를 강타했다. 토트넘은 후반 12분 히샬리송을 빼고 무어를 투입하면서 손흥민을 최전방 원톱으로 이동시켰다.
호펜하임은 마침내 한 골을 만회했다. 후반 22분 역습 상황에서 슈타흐의 방향만 살짝 바꿔놓는 슈팅으로 추격의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바꾼건 손흥민이었다. 후반 32분 수비 진영에서 매디슨이 공을 탈취한 뒤 빠르게 카운터 어택으로 전개했다. 무어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특유의 스텝 오버 개인기에 이은 정확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의 역할을 십분 수행한 손흥민은 후반 34분 윌 랭크셔와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호펜하임은 후반 43분 오른쪽 측면에서 크라마리치의 크로스에 이은 모크와의 헤더골로 다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끝내 한 골차를 좁히지 못했다.
토트넘은 후반 44분 매디슨 대신 칼럼 올루세시를 넣으며 지키키에 나섰고, 결국 귀중한 승점 3을 따냈다.
비판 여론 잠재운 손흥민, 시즌 두 자릿수 득점 달성
올 시즌 토트넘은 최악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지난 주말 에버튼 원정에서 2-3으로 패했다. 최근 10경기에서 단 1승에 그쳤고, 리그 순위는 15위까지 추락하며 유럽대항전 진출은 커녕 강등을 걱정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토트넘 지휘봉을 잡고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도력이 한계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손흥민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분명히 과거와 비교해 득점 수가 줄어들었다. 또, 지난 에버튼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고, 급기야 경기 후 토트넘 원정팬에게 욕설과 야유를 받았다. 현지 언론도 손흥민에게 비판을 가했다.
호펜하임전은 분위기 전환이 절실한 경기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자들의 속출로 인해 이번 호펜하임전에서 무려 14명이 빠진 채 독일 원정에 나서야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벼랑 끝에 몰린 토트넘을 구했다. 슈팅수 8-22에서 드러나듯 전체적으로 토트넘에게 어려운 흐름이었지만 왼쪽 윙 포워드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멀티골을 기록했다. 전반 22분 팀의 두 번째 추가골을 성공시켰으며, 호펜하임에게 1골을 내주며 팀이 추격받는 위기에서도 후반 32분 중요한 득점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날 손흥민은 79분 동안 2골을 포함, 패스 성공률 96%, 터치 43회, 드리블 성공 1회를 기록하며 양 팀 통틀어 가장 두드러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멀티골은 지난해 9월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전 이후 4개월 만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16일 아스날과의 북런던 더비 이후 공식 대회 2경기 만에 다시 골맛을 본 손흥민은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게 됐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서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이번 대회부터 개편된 유로파리그는 팀 당 8경기를 소화한 뒤 16강 진출을 가린다. 8위 안에 들어야만 16강 토너먼트에 직행할 수 있는데 토트넘은 승점 14를 확보하며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중요한 고비를 넘긴 토트넘은 오는 26일 레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에서 연승에 도전한다.
2024-25 UEFA 유로파리그 리그페이즈 7차전
(프리제로 아레나, 독일 진스하임 - 2025년 1월 24일)
호펜하임 2 - 슈타흐(도움:유라섹) 68' 모크와(도움:크라마리치) 88'
토트넘 3 - 매디슨(도움:포로) 3' 손흥민(도움:매디슨) 22' 손흥민(도움:무어)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