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적어도 겨울 이적 시장 종료 후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악수하며 우애를 나눴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사이의 북런던 더비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겨울 이적 시장 개장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뉴캐슬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 토트넘 홋스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관심이 있다는 소식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이적 시장 폐장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상황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맨유는 마커스 래시포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처분에 모든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이 정리되어야 다음이 있다.
토트넘은 있는 선수들도 부상으로 나가떨어지고 있다. 심지어 이적 시장에서 '0입', 즉 아무도 모셔 오기 어렵다는 소식도 나온다.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내는 토트넘에 당장은 갈 이유가 없다는, 매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이강인도 그저 손흥민과의 A대표팀 인연 정도로 엮일 뿐이지. 실제 영입 움직임은 없다.
뉴캐슬이나 노팅엄은 단순한 관심이지만, 시즌 종료 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 확보에 성공하면 보강 차원에서 이강인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과 달리 아스널은 꽤 진지하게 이강인을 바라봤던 모양이다. 올 시즌 UCL에서도 겨뤘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이강인은 제로톱으로 뛰었다. PSG의 조직력이 굳어지기 전이라 이강인 제로톱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고 패배로 이어지면서 아쉬움은 더 컸다.
하지만, 23일 오전(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와의 UCL 리그 페이즈 7차전에서는 전반 45분만 뛰고도 펩 과르디올라로부터 "PSG는 가짜 9번을 활용해 미드필드에 수적 우위를 점했다. 우리는 그(이강인)를 압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미끼 역할로 충분히 맨시티 약점을 확인했고 후반 우스망 뎀벨레를 내세워 뒤집기에 성공했다.
가브리엘 제수스, 부카요 사카의 부상 이탈로 정신이 없는 아스널은 공격수 영입에 애를 쏟고 있다. 카이 하베르츠가 소위 딥-라잉(Deep Lying) 스트라이커, 공격 2선으로 내려와서 볼을 소유하고 배급하다가 기회가 생기면 빠르게 전방으로 올라가 슈팅으로 마무리 해주는 역할을 해주며 골까지 넣고 있지만, 이는 전문 스트라이커와는 다른 개념이라는 점에서 보강의 당위성을 더 높인다.
무엇보다 아스널은 지난 몇 시즌 내내 "스트라이커를 보강하세요"라는 조언을 듣고도 고집스럽게 측연 공격수나 처진 공격수만 영입했다. 현재 축구에서 정통 스트라이커의 개념이 흐트러지고는 있지만, 그대로 높이와 힘을 갖춘 스트라이커의 존재는 상당하다.
영국의 '팀 토크'는 '아스널은 우승 경쟁에서 강력한 인상을 남길 스트라이커를 영입하라는 제안을 많이 받는다. 적어도 (부상으로 빠진) 가브리엘 제수스는 아쉬움이 크다'라며 모든 시선이 스트라이커로 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공식 접촉을 하고 있거나 물망에 오르는 자원은 많다. 빅토르 교케레스(스포르팅CP), 빅터 오시멘(갈라타사라이), 두산 블라호비치(유벤투스), 벤자민 세스코(라이프치히), 알렉산데르 이삭(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이다.
다만, 세스코는 점점 이적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고 이삭은 뉴캐슬이 여름이면 몰라도 겨울에는 내줄 의지가 없다고 한다. 교케레스와 오시멘 영입에는 1억 유로(약 1,495억 원)의 판돈이 있어야 가능하다.
현실적인 카드는 블라호비치다. 스스로도 유벤투스 탈출을 원한다. 스트라이커 보강을 원하는 맨유가 마커스 래시포드와의 스왑딜 대상으로 여겼지만, 협상에 진척이 없다. 아스널이 접근하기에 적격이다. 유벤투스가 이강인과의 경쟁에서 밀린 랜달 콜로 무아니를 PSG에서 임대해 블라호비치가 떠날 확률은 점점 늘고 있다.
2022년 아스널은 블라호비치가 피오렌티나에서 유벤투스로 향할 당시 베팅을 시도한 바 있지만, 좌절했다. 이번에는 다른 시기지만, 유리한 환경도 조성됐다.
레안드로 트로사르,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등 측면 공격 자원은 아직 튼튼한 아스널이다. 스트라이커에 시선을 뺏긴 아스널이 이강인을 보려면 여름까지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물론 맨시티가 뛰어든다는 변수가 생긴다면 아스널의 관심은 과거의 소문으로 치부될 수 있다. 세대교체 중인 맨시티가 이강인의 젊음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6개월 뒤, 흥미로운 경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