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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에도 인니 남아 영화 출연-재단 설립해 보은 신태용, 애제자도 감탄 "새로운 시야, 경험 얻어"
경질에도 인니 남아 영화 출연-재단 설립해 보은 신태용, 애제자도 감탄 "새로운 시야, 경험 얻어"
botv
2025-01-24 06:38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로부터 전격 경질이라는 화살을 맞은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은 여전히 추앙받고 있다. 신 감독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받은 사랑을 깊이 녹여 되돌려주겠다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인도네시아 신문 '안타라', '콤파스' 등은 22일(한국시간) 여전히 인도네시아에 머무르고 있는 신 감독의 동향을 전했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약 3시간 떨어진 수방에서 영화 촬영을 하고 있다는 신 감독이다. 코미디 공포 장르로 '고스트 사커-데드 볼스'라는 제목의 영화라고 한다.

지난 19일 수방에서 영화 촬영에 몰두하고 있는 신 감독을 만났다는 매체는 "지금은 일단 쉬고 싶다"라는 그의 말을 전했다.

쉬어야 하는 상황에, 영화 촬영은 무슨 이유일까. 신 감독의 생각은 명확했다. 축구가 소재로 들어가는 영화고 사회 기여 차원이라는 것이다. 그는 "(저는) 축구를 사랑하는 인도네시아 국민들께 사랑받는 축구인이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의 축구 사랑에 대한 은혜를 갚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019년 12월 인도네시아와 인연을 맺은 신 감독이다. 당시 인도네시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73위였다. 현재는 지난해 12월 기준 127위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진출을 이뤄냈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 진출시켜 본선 진출 경쟁을 당당하게 하는 팀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에릭 토히르 PSSI 회장은 신 감독을 전격 경질하면서 "새로운 팀이 되어야 한다. 소통도 더 원활하게 해야 한다"라는 이유를 강조했다. 이후 부임한 인물은 네덜란드와 FC바르셀로나의 전설이지만, 국가대표팀은 겨우 수리남을 맡아봤던 패트릭 클루이베르트다. 네덜란드 식민지였고 혼혈 선수를 귀화시키는 등 부산을 떠는 인도네시아 축구다.


경질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던 신 감독이지만, 대인배였다. 제자들을 향해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꼭 월드컵에 나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보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와의 인연은 이어간다. 'STY(신태용 감독 영문 이니셜) 재단'을 설립해 인도네시아 축구에 기여 한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유소년 지도법이 더 성장하고 나아졌으면 한다"라며 체계적인 선수 육성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매체는 '신 감독은 조만간 한국으로 귀국한다. 그렇지만, 인도네시아 축구에는 계속 정성을 쏟겠다고 한다. 여러 감독직 제안도 들어왔지만, 지금은 물리친 상황이라고 한다'라며 진심으로 움직이는 신 감독의 태도를 칭찬했다.

애제자도 신 감독을 잊지 않았다. 2005년생 수비수 도니 파뭉카스(페르시아 자카르타)는 최근 20세 이하(U-20) 대표팀에 승선했다. U-20 아시안컵 준비에 집중하는 파뭉카스는 "그에게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감사함을 전할 수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A 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겸직했던 신 감독은 2022년 9월 14일 동티모르와의 2025 U-20 아시안컵 예선에 파뭉카스를 발탁했다고 한다. 교체 출전으로 데뷔 기회를 얻었고 4-0 승리에 기여했다.

이후 최근 김상식 베트남 감독이 지휘해 우승한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아세안 챔피언십(미쓰비시컵) 대표팀에도 발탁됐고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필리핀전에 모두 선발로 나서며 신 감독의 신뢰를 얻었다.

그는 "신 감독의 가르침을 통해 새로운 시야와 경험을 얻었다. 포지션, 경기 방식, 경기에 대한 계획, 왼쪽 측면 수비수로 뛰는 것도 그랬다"라며 스리백에서는 왼쪽 수비수, 포백에서는 측면 수비수라는 멀티 능력을 주입한 신 감독에게 무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이어 "신 감독은 정말 절제력이 있는 지도자였다. 그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며 자신의 성장에 이정표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