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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트로피 없으면 집에 가야죠" '왕조' 문 연 김판곤 감독의 결의…'3연패' 울산, 2025년 화두는 '오늘만 산다'
[현장인터뷰]"트로피 없으면 집에 가야죠" '왕조' 문 연 김판곤 감독의 결의…'3연패' 울산, 2025년 화두는 '오늘만 산다'
botv
2025-01-24 06:31


김 감독은 2024년 여름, 지도자 인생에 승부수를 던졌다.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고 K리그1 3연패를 꿈꾸는 '친정팀' 울산의 손을 잡았다. "27년이 걸렸다" 7월 28일 울산의 지휘봉을 잡은 그의 첫 일성이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울산에서 프로 데뷔해 5시즌 몸담았다. '반쪽 시즌'이었지만 해피엔딩이었다. K리그1에서 11경기를 지휘해 8승2무1패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우승트로피를 선물했다.

그 환희는 잊었다. 온전히 준비하는 첫 시즌이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하고 있다. "12년 만에 처음으로 풀 시즌을 준비한다. 프로 감독으로는 처음이다. 부산 아이파크에서 코치 시절 짧게 준비했던 기억이 있다. 좋은 스태프들과 시작을 잘 한 것 같다." 울산은 2025시즌을 앞두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모두 바꿨다. 폰세카 수석코치, 박주영 정식 코치 선임 등 코치진을 새롭게 개편했다. '캡틴' 김영권도 새 얼굴이다. '체질 개선'도 눈에 띈다. 강상우 윤종규 허율 이희균 이진현 박민서 서명관 이재익 등 국내 선수는 물론 베네수엘라 현역 국가대표인 윙어 마티아스 라카바를 수혈했다. 폭풍영입이다. 반면 주민규 임종은 김기희 이명재 김지현 조수혁 등이 떠났다.


전술 다양성도 눈에 띈다. 김 감독은 포백을 기본으로 스리백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올해 울산은 차원이 다른 긴 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K리그1,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코리아컵은 기본이고 6월에는 아시아를 대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한다. "어떤 포메이션이든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축구에서 포메이션은 숫자 싸움이고 원리는 똑같다. 게임 플랜에서 3~4명이 어떻게 '하이프레싱'을 하고 블록을 쌓고, 방식은 같다. 상대를 숨을 못 쉬게 만들어야 한다. 지난 시즌에 맛을 봤다면 올해는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


새 시즌 우선 순위는 K리그, ACLE 순이다. 클럽월드컵에 대해서도 소신을 이야기했다. 울산은 플루미넨시(브라질),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와 함께 F조에 포진했다. "클럽월드컵도 중요하다. 모기업(HD현대)에서도 기대를 많이 한다. 그래서 부담은 있다. 다만 클럽월드컵을 위한다면 외국인 선수를 더 특별하게 준비했어야 했다. 때로는 현실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목숨을 걸 건 아니지만,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시즌 초반에 K리그에서 최대한 승점을 많이 따야 한다."

김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지하 10층'에서 시작했다고 했다. 이름없는 '축구인'이었다. 현재는 '몇 층'에 있는지를 물었다. 그는 "울산에 왔다는 건 정상으로 왔다는 것이다. 울산에 온 건 지상이다. 물론 왔다고 검증된 건 아니다. 그래도 경쟁할 수 있는 자리에 왔다. 좋은 경쟁을 하고 내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K리그1 구도에 대해서는 "전북은 여전히 강할 것이다. 세계적인 지도자(거스 포옛)를 모시고 왔다. 서울, 포항도 그렇고 광주는 감독이 열심히 공부하는 분이라 팀을 잘 만들 것이다. 김천 상무도 좋은 선수와 감독이 있다. 나의 바람은 우리가 더 강해졌으면 좋겠다. 우리를 다 잡아 먹으려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25년, 더 화려한 울산의 세상을 꿈꾼다. "선수들 분위기도 좋고 문화가 좋아졌다는 걸 느꼈다. 매우 밝고 모두 열심히 한다. 우리 축구는 공격적, 투쟁적, 다이나믹하게 상대 숨을 못 쉬게 하면서 지배할 것이다. 속도도 빨라진 것 같다. 지구력과 기술도 좋아졌다. 올해는 감독 김판곤의 색과 축구 철학이 팬들에게 더 잘 인식됐으면 좋겠다."
두바이(U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