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강인이 혹평을 들었다.
기술적으로 충분하지 못했고, 심지어 팀의 공격 전개를 방해했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물론 이강인이 비교적 이른 시간 교체되어 나온 것은 맞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나름대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매체는 이강인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강인이 60분간 활약한 가운데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은 RC랑스를 꺾고 4연승과 10경기 무패를 질주했다. 2위 올랭피크 마르세유가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렀지만, 승점 차를 10점으로 벌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프랑스의 거함 PSG는 19일(한국시간) 프랑스 랑스에 위치한 스타드 볼라르트 들렐리스에서 열린 2024-25시즌 프랑스 리그1(리그앙)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실점했지만 파비안 루이스와 브래들리 바르콜라의 연속골을 앞세워 경기를 2-1로 뒤집고 승리했다.
승점 3점을 낚은 PSG는 승점 46점을 기록, 리그1 선두 자리를 유지하며 리그 4연패를 향한 여정을 안정적으로 이어갔다.
홈팀 랑스는 3-4-1-2 전형을 사용했다. 에르베 코피가 골문을 지켰고 파쿤도 메디나, 조나탕 그라디, 말랑 사르가 백3를 구축했다. 데이베르 마차도와 프셰미스와프 프란코프스키가 측면에, 앙디 디우프와 아드리앵 토마손이 중원에 배치됐다. 플로리안 소토카가 2선에서 전방의 고두이네 코얄리포와 음발라 은졸라를 지원했다.
PSG도 백3를 기반으로 한 3-4-3 전형을 꺼냈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뤼카 에르난데스, 윌리안 파초, 베랄두가 수비라인에서 호흡을 맞췄다. 누노 멘데스와 워렌 자이르 에머리가 측면에 섰고, 파비안 루이스와 비티냐가 미드필드를 맡았다. 데지레 두에와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측면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펄스 나인(가짜 9번) 역할을 수행한 이강인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PSG는 익숙하지 않은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경기 초반부터 서서히 주도권을 가져왔다. 이강인은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좌우 측면과 2선을 가리지 않고 움직이며 볼 배급에 집중했다. 전반 7분에는 경기장 오른편에서 재치있는 턴으로 상대 수비를 벗겨낸 뒤 동료에게 패스를 찌르는 등 경기 초반부터 활발하게 움직였다.
전반 13분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루이스가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를 쏴 포문을 열었다. 루이스의 슈팅은 코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PSG는 이어 전반 21분 두에의 왼발 슛으로 다시 한번 랑스의 골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두에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슈팅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번에도 코피 골키퍼가 막았다.
두 차례 위협적인 찬스를 허용한 랑스도 전반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섰다. 계속해서 코너킥을 얻어냈던 랑스는 전반 36분 다섯 번째 코너킥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PSG가 우세할 거라는 예상을 보기좋게 비웃었다.
전반 36분 프란코프스키가 올린 공이 이를 걷어내려던 비티냐에게 맞고 뒤로 흘렀고, 이를 잡은 은졸라가 수비를 앞에 두고도 골문 구석을 노리는 침착한 마무리로 PSG의 골문을 열었다. 베랄두가 은졸라의 슈팅을 막기 위해 발을 뻗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PSG는 전반전 안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이강인이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와 공을 받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전반 45분 이 과정에서 마차도가 이강인에게 거친 몸싸움을 시도하다 경고를 받기도 했다. 결국 PSG는 랑스 선수들의 견제를 이겨내지 못하고 전반전을 0-1로 뒤진 채 끝냈다.
이강인이 후반전 초반부터 번뜩였다. 후반 8분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수비 사이를 파고들어 문전으로 침투하는 바르콜라를 향해 절묘한 패스를 보냈다. 그러나 코피 골키퍼가 빠르게 골문을 비우고 나온 탓에 바르콜라가 슈팅을 할 각도가 부족했고, PSG의 결정적인 기회가 무산됐다.
후반 12분에는 은졸라가 한 차례 더 PSG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파울이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은졸라는 아쉬움에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 두드리던 PSG는 이내 결실을 봤다. 루이스가 동점골을 터트린 것이다. 이 장면에서도 이강인의 킬러 패스가 빛났다.
후반 14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이 수비 뒷공간으로 정확한 패스를 보냈고, 랑스 수비가 이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해 바르콜라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바르콜라는 욕심부리지 않고 뒤따라 쇄도하는 루이스에게 가볍게 내줬고, 루이스가 이를 마무리하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역전을 위해 전문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엔리케 감독은 루이스의 동점골이 터진 직후 교체카드를 꺼냈다. 후반 15분 이강인과 에르난데스가 빠지고 주앙 네베스와 곤살루 하무스가 투입됐다.
그러나 후반전 중반부터 랑스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랑스는 후반 20분 은졸라의 강력한 슈팅으로 다시 리드를 가져오려고 했으나 돈나룸마가 이를 막아내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랑스는 득점 기회를 놓친 뒤 경기에서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코얄리포와 디우프를 페레이라 다코스타와 오스카르 코르테스로 교체해 변화를 줬다.
PSG도 끊임없이 역전골을 넣을 기회를 엿봤다. 후반 32분 두에가 하무스와 패스를 주고 받은 뒤 페널티지역 안에서 슈팅을 때렸지만 코피에게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37분에는 PSG의 실수로 인해 랑스의 수비수 그라디가 공을 잡아 슈팅까지 시도했으나 돈나룸마가 다시 한번 막아내며 PSG를 구했다.
경기 막바지 PSG가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41분 공격에 가담한 네베스가 왼쪽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드는 바르콜라를 향해 패스를 보냈고, 바르콜라가 이를 컨트롤한 뒤 골문 상단 구석을 노리는 호쾌한 슈팅으로 연결해 역전골을 터트렸다.
랑스는 실점 이후 앙젤로 퓔지니를 투입하며 막판까지 동점골을 노렸지만 결국 경기는 PSG의 2-1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축구통계매체 '폿몹'에 따르면 이날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87%(26/30),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성공 2회(100%), 파이널 서드 패스 4회, 리커버리 1회, 지상 경합 성공 5회(7회 시도) 등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에게 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선수들 중 가장 낮은 평점에 해당하는 3점을 주면서 "이강인은 너무 신중했다. 그가 많은 공을 터치하고 게임을 진행하려고 했다면 그는 놀라운 기술적 낭비를 보여줬다"며 "그는 때때로 그의 팀이 상대 진영에서 기회를 실현하는 걸 방해했다. 60분에는 곤살루 하무스와 교체됐다"고 혹평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