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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양민혁에게 경고했다 "K리그 스타도 EPL에선 아무것도 아니다"…데뷔전 미확정
손흥민, 양민혁에게 경고했다 "K리그 스타도 EPL에선 아무것도 아니다"…데뷔전 미확정
botv
2025-01-18 16:02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양민혁(토트넘)이 언제쯤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겨울 이적 시장의 흐름을 전하면서 양민혁 이야기를 언급했다. 지난해 여름 토트넘의 프리시즌 한국 투어 중 양민혁 영입이 이뤄졌고 12월 중순 조기 합류로 올 1월 데뷔 가능성이 점쳐졌다.

매체는 "(양민혁은) 영국 축구에 적응하고 있다. 부상이나 다른 문제는 아닌, 적응 문제가 크다. U-21 팀에서 뛸 수도 있다"라며 단계별 성장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다른 포지션의 동갑내기 아치 그레이, 루카스 베리발은 각각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이나 스웨덴 리그를 한 시즌을 소화하고 토트넘으로 온 것도 K리그만 뛰었던 양민혁과 비교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그레이는 리즈 유나이티드를 통해 챔피언십에서 46경기를 소화했고 베리발은 스웨덴 유르고르덴을 통해 성인 리그를 뛰었고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경험도 있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폴 오키프 기자도 양민혁의 출전 여부에 대한 팬들의 질문에 "그는 현재 영국과 영국 축구에 적응하는 중이다. 순전히 적응 문제일 뿐 부상이나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가 21세 이하 팀에서 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양민혁은 2024년 K리그 최고의 샛별로 맹위를 떨쳤다. 이번 시즌 개막에 앞서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FC에 합류한 뒤 뛰어난 활약으로 6개월 만에 프로 계약을 따낸 양민혁은 지난해 7월 토트넘 입단을 확정하며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K리그1 38경기 전 경기에 출전한 양민혁은 12골 6도움을 올리며 압도적인 지지로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지난해 7월 토트넘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국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양민혁은 지난달 토트넘의 호출을 받고 팀에 합류해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에 팀에 합류한 양민혁은 아직 입지가 좁은 상황이다. 언제 출전할지 알 수 없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 단지 적응하도록 두고 있다"라며 "양민혁은 아직 어리고, 이곳에서 마주하게 될 리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면서 "우리는 그에게 적응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토트넘 선배 손흥민의 조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여기 있다는 것이 (양민혁에게) 큰 도움이 된다. 손흥민이 구단 안팎에서 그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는 양민혁이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고, 그가 적응하는 것에 맞춰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양민혁에게 큰 믿음을 주지 않고 있다. 손흥민의 생각도 비슷하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미국 스포츠 매체 맨 인 블레이저스를 통해 "힘들 거라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라며 "프리미어리그는 전혀 쉽지 않다. 톱 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어, 문화, 피지컬, 인성,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것 등 모든 게 완벽히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겁주려는 건 아니다. 양민혁에게 도움이 될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강조한 손흥민은 "K리그에서 잘한다고 느끼겠지만, 여기서는 (양민혁과 같은) 어린 선수들이 매일 같이 기회를 잡고 싶어 한다"며 "그들이 서로 포지션을 차지하려 들 것"이라고 냉혹한 현실을 상기시켰다.


양민혁이 '차세대 손흥민'으로 언급되며 '손(Son)의 아들(Son)'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난 아직 여기 있다"며 웃은 뒤 "양민혁이 그 세대에서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도록 돕겠지만, 내 자리를 100% 물려줄 생각은 없다. 그대로 계승하게 두진 않을 것"이라며 자기 힘으로 톱 레벨로 올라서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양민혁은 지난 9일 2024-25시즌 리그컵(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 리버풀과 홈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리며 데뷔전을 향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비록 양민혁은 출전하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등번호 18번이 공개돼 데뷔전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기대감만 남겼다. 양민혁이 뛸 것으로 예상된 지난 FA컵 탬워스와 경기에서는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토트넘의 상대 탬워스는 5부리그에 소속된 팀으로 토트넘보다 전력이 떨어진다. 현지에서는 양민혁이 이날 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아예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그가 뛸 경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5부 리그 상대로 노려볼 만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FA컵 다음 라운드도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트넘보다 더 높은 순위를 자랑하는 아스톤 빌라와 만난다. 양민혁 출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U-21로 내려가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