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다시 한번 정몽규 현 회장에 대한 처벌을 강조했다.
허 후보는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회장 선거가 연기됐지만, 아직도 축구협회는 가처분 결정에서 불투명과 위법의 중대성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상당하다는 법원의 경고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전 정몽규 후보 체제에서 보여준 협회 운영의 독단과 불투명, 불공정이 김정배 직무대행 체제에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는 현재 허정무 후보, 현 회장인 정몽규 후보와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가 출마 후보로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당초 축구협회의 신임 회장 선거는 지난 8일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30일 이 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축구협회가 협회장 선거 일정을 불공정하게 진행했다"며 "선거운영위원회 구성에 관해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선거가 오프라인 방식으로만 치러지는데 이렇게 되면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프로구단 지도자, 선수들이 선거에서 사실상 배제된다"고 항의했다.
또한 허 후보는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규정(최대 194명)보다 무려 21명이 적은 173명으로만 구성된 선거인단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허정무 후보는 "협회 선거운영위는 선거인 수의 결정 및 배정, 선거인 명부 작성 등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한 중요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인데 불공정, 불투명하게 선거를 관리한다"며 배경을 전했다.
허 후보는 위의 이유를 들어 법원에 선거중단 가처분을 신청하는 초강수를 뒀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며 선거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선거는 오는 23일로 한 차례 미뤄졌다. 그러나 선거운영위 위원 구성 문제가 추가로 대두되자 선거위가 전원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여기에 더불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 진행도 최종 거절당하며 축구협회 선거 일정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더불어 정몽규 후보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를 요구받기도 했다. 감사 결과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차익금 실행 등 27개 위반 사항이 드러난 탓이다.
허정무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축구협회는 7일 법원 결정으로 회장 선거를 중단한 후 9일 후보자 측과 회의를 통해 선거 과정을 논의하기로 했는데, 일방적으로 23일 선거 일정을 발표했다"며 "나머지 후보들의 강력한 항의와 비난을 받아 선거일정을 취소하고 선거운영위 전원이 사퇴했다.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선거 운영의 단면을 보여줬다"며 이와 같은 현 상황을 규탄했다.
여기에 지난 14일 이사회를 개최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의 목소리를 냈다. 허 후보는 "축구협회는 이사회에서 이달 말까지 선거운영위를 새로 구성, 2월 초 이사회 승인을 받고 회장 선거업무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이런 사실을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으며 지금까지도 어떤 연락도 못 받았다. 16일에는 회장 선거를 중앙선거관리위에 위탁하는게 무산됐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는데 후보자 측에는 어떤 통지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 후보는 "축구협회는 지난 12년 간 정몽규 후보 체제에서 독단적이고 불투명하며 무능, 불공정한 협회 운영으로 축구 외교의 망신은 물론 대한민국 축구가 올림픽에도 출전하지 못하고 추락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심지어 위법, 부당한 업무처리로 문체부 감사에서 무더기로 지적을 받아 정몽규 후보를 비롯한 다수 임원들이 중징계 요구를 받고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위법 사항 심의를 위한 공정위 회의조차 열지 않고 주무관청의 정당 지시를 묵살, 정몽규 후보 4연임을 위한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중이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허 후보는 오는 21일 임기가 종료되는 현 집행부 임원들을 향해 "첫째, 즉시 공정위원회를 개최해서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를 수용하라. 혹시라도 선거를 통해 정몽규 후보를 당선시켜 문체부의 중징계를 무력화하려는 생각이면 일찍 포기하는게 현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둘째,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운영을 통해 새로운 회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하고 선거 방식과 일정에 대해 후보자들과 협의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의사 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주요사항은 후보자들과 협의하며, 언론 보도에 앞서 후보자들에게 먼저 알리는 최소한 예의를 갖추라"고 요청했다.
한편 축구협회는 이달 중 새로 구성된 선거운영회가 2월 초 이사회 승인을 받으면 차기 회장 선거 업무에 착수할 계획이다.
사진= MHN스포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