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알로, EPL 꼴찌 사우샘프턴전서 후반 세 골 몰아쳐 역전승 이끌어
잉글랜드 축구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는 올 시즌 관중들의 탄식으로 가득 찼다. 지난해 11월 명가 부활을 위해 후벵 아모링(40·포르투갈) 감독을 데려왔지만, 지난달에만 리그 5패를 포함해 공식전에서 6패를 당했다. 맨유가 한 달에 6패를 기록한 건 1930년 이후 94년 만의 일이었다.
우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던 올드 트래퍼드가 오랜만에 끓어올랐다. 17일(한국 시각) 23세 공격수 아마드 디알로(코트디부아르)가 단 12분 만에 세 골을 몰아치며 맨유에 짜릿한 역전승을 안긴 것. 맨유는 사우샘프턴과 벌인 EPL 21라운드에서 디알로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대1로 승리했다. 이날 졌더라면 잉글랜드 1부 리그에서 1930년 이후 95년 만에 홈 4연패를 당할 위기에서 디알로가 팀을 구해낸 것이다. 도움 6개로 손흥민과 함께 EPL 어시스트 공동 6위에 올라 있는 그는 이날 3골을 보태며 EPL에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6골 6도움)를 기록하게 됐다.
맨유는 리그 최하위 사우샘프턴(승점 6)에 선제골을 빼앗겼다. 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마누엘 우가르테가 자책골을 기록한 것. 초조함이 더하던 후반 37분 디알로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그는 후반 45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로빙 패스를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승부를 뒤집었다. 디알로는 4분 뒤 한 골을 보태며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됐다. 맨유는 이날 승리로 토트넘 등을 제치고 12위(승점 26)로 뛰어올랐다.
코트디부아르에서 태어나 2015년 이탈리아 파르마로 이민을 간 디알로는 아탈란타(이탈리아)를 거쳐 2021년 맨유에 입단했다. 키(173cm)는 그리 크지 않지만, 뛰어난 드리블과 정교한 킥을 앞세워 올 시즌 아모링 체제의 오른쪽 공격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그가 12분 만에 완성한 해트트릭은 올 시즌 EPL에선 지난해 9월 첼시 콜 파머(9분48초)에 이어 둘째로 짧은 기록. EPL에서 역대 가장 짧은 시간에 3골을 몰아친 기록은 사디오 마네(33·알 나스르)가 보유하고 있다. 그는 사우샘프턴에서 뛴 2015년 애스턴 빌라를 맞아 2분 56초 만에 3골을 넣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