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황희찬(울버햄튼) 경기력이 아쉬움을 남겼다.
울버햄튼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0-3으로 졌다.
감독 교체 후 잠시 반등하는 듯했던 울버햄튼은 다시 3경기 무승(1무 2패)에 빠졌다. 4승 4무 12패 승점 16점에 머물면서 리그 순위도 재차 강등권으로 떨어졌다.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하프타임에 마테우스 쿠냐와 교체됐다.
황희찬은 비토르 페레이라 신임 감독 체제에서 중용받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전에서 연달아 득점하며 길었던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다시 가라앉고 있다. 새해 들어 노팅엄 포레스트, 브리스톨 시티전에 이어 다시 선발 기회를 부여받았는데 무득점에 그쳤다. 황희찬은 측면에 서서 스트란드 라르센의 공격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전반 34분 박스 근처에서 수비수와 1대1로 대치하던 그는 공을 돌파하기보다는 뒤로 돌며 시간을 벌려 했지만, 이 과정에서 뉴캐슬의 브루노 기마랑이스에게 공을 빼앗겼다. 이 공은 곧바로 알렉산더 이사크에게 연결되었고, 이사크는 정확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황희찬은 상대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슈팅을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패스 성공률도 69%로 뚝 떨어져 공격권을 헌납하는 이미지를 남겼다. 결국 전반전이 끝난 뒤 교체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울버햄튼 팬들은 그가 이번 시즌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고 평가하며 "황희찬을 방출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내놓았다. 현지 언론도 황희찬의 경기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울버햄튼 소식을 다루는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의 실수는 치명적이었다. 수비수를 상대로 자신감을 보이지 못하고 공을 내준 결과, 뉴캐슬의 첫 골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쿠냐가 출전 정지에서 복귀했음에도 황희찬이 선발로 나섰지만, 이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고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비판하며 평점 10점 만점에 2점을 부여했다.
'몰리뉴 뉴스'는 "페레이라 감독은 황희찬의 실수를 보고 분노했다. 결국 쿠냐와 교체되었다. 쿠냐는 후반전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라며 "황희찬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진했다. 첼시전에서 선발에 이름을 올리면 안 된다"라고 언급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빼어난 활약을 통해 유럽이 주목하는 공격수 반열에 올랐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2골을 넣으면서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을 포함해 빅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에 성공했다. 울버햄튼의 전력이 막강하지 않다는 점에서 황희찬의 결정력에 더욱 큰 호평이 더해졌다.
울버햄튼은 최고의 활약을 펼친 황희찬을 지키기 위해 2028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하며 이탈에 대비했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마르세유의 관심이 이어지기도 했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울버햄튼이 마르세유와 황희찬의 이적을 놓고 협상하는 가운데 황희찬이 마르세유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도 "황희찬이 마르세유 구단 경영진이 수립하고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이 검증한 공격수 영입 리스트에 포함됐다. 구단과 사령탑이 만장일치로 황희찬의 영입에 찬성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오랜 논의 끝에 울버햄튼의 황희찬 지키기는 성공했다. 황희찬이 구단의 믿음에 보답할 차례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보다 떨어진 경기력으로 팀 내 입지가 줄어들었다. 올 시즌 총 18경기서 2골을 넣고 있다.
시즌 내내 부진이 이어지자 현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상당했다.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이 이런 경기력을 보여주면 선발로 나설 수 없다. 이번 시즌 최악의 선수 중 하나"라며 "지난 시즌보다 위협적이지 않은 건 포지션 문제일 수 있다. 황희찬은 정통 스트라이커가 없는 팀 사정상 주로 페널티 박스 안에서 움직였다. 지금은 요르겐 스트란드 라르센이 있어 상황이 달라졌다"고 2선 중앙으로 옮긴 데 따른 적응 기간으로 분석했다.
그러다 보니 매각 대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울버햄튼이 황희찬을 매각하고 수비수 보강에 나선다는 루머까지 나왔다. '몰리뉴 뉴스'는 "지난 여름 황희찬은 이적 불가였다. 그러나 이제는 컨디션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울버햄튼이 자금 확보를 위해 황희찬을 떠나보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울버햄튼은 지난 여름에 떠난 맥스 킬먼을 대체할 수비수를 보강하려고 한다. 그가 떠난 뒤 새로운 센터백으로 대체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수비수 보강이 울버햄튼이 목표로 하는 유일한 포지션이다"라며 "몇몇 선수들을 매각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