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토트넘)에서 10여년을 있었는데, 이런 위치(리그 13위·16일 기준)는 처음이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쓰라린 ‘북런던 더비’ 역전패에 고개를 떨궜다. 16일(한국시간)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출전해 선제골을 뽑았으나, 팀의 1-2 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토트넘에는 최악의 결과다. 최근 리버풀과 카라바오컵(리그컵) 4강 1차전(1-0)과 5부리그 탐워스와 FA컵 64강전(3-0)을 모두 이겼으나, 리그에서 부진은 끊지 못했다. 최근 리그 5경기 연속 무승(1무4패)의 토트넘은 7승3무11패, 승점 24로 13위에 머물렀다.
현지의 평가는 분분했는데, 손흥민은 일단 해야 할 일은 했다. 전반 25분 아스널 수비수가 머리로 걷어낸 볼을 오른발 논스톱 킥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신고했다. ‘북런던 더비’ 통산 9번째 골이자, 이번 시즌 8호 골(EPL 6호 골)이다. 지난달 20일 맨체스터시티와 리그컵 8강전 이후 7경기 만에 모처럼 골맛을 본 손흥민은 풀죽은 아스널 팬들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입에 대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드러냈다.
하지만 분위기는 금세 식었다. 토트넘은 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아스널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의 헤더 슛이 수비에 가담한 공격수 도미닉 솔란케의 몸을 맞고 골라인을 통과하면서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4분 뒤에는 미드필더 비수마가 중원에서 볼을 빼앗긴 것이 빌미가 돼 트로사르에게 뼈아픈 역전골을 내줬다.
후반전도 허무했다. 토트넘의 반격은 기민하지 못했고, 공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뭔가를 시도할 틈조차 없었던 손흥민도 결국 후반 33분 히샬리송으로 교체됐다. EPL ‘북런던 더비’ 6경기 연속 무승(1무5패)에 빠진 토트넘이 리그에서 아스널을 마지막으로 꺾은 것은 2022년 5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경기 후 “매 순간 상대에게 템포와 주도권을 내줬다. 정말 실망스럽다”며 침통해한 가운데, 손흥민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클럽과 팬들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경기에서 패해 답답하고 고통스럽다. 우리는 너무 수동적이었다. 선수들 모두가 열심히 뛰어줬지만, 더 나아져야 하고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토트넘으로선 반전이 시급하다. 챔피언십(2부) 강등의 마지노선인 18위 울버햄턴(승점 16)과 고작 승점 8점차다. 최대 목표인 4위권 진입은 나중 이야기다. 19일 리버풀 구디슨파크에서 벌어질 에버턴전부터 잡아 흐름을 바꿔야 한다.
손흥민은 “이곳에서 10여년을 지내는 동안 이런 위치는 처음이다. 정말로 진지하게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승리로 자신감을 되찾겠다. 위닝 멘탈리티를 회복해 다음 경기에 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