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이럴거면 양민혁(19, 토트넘)의 조기 합류 이유가 뭘까.
토트넘은 오는 12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간) 2024-2025시즌 잉글랜드 FA컵 64강전에서 탬워스를 3-0으로 격파했다.
아쉽지만 양민혁의 데뷔전은 불발됐다. 경기 전부터 영국 언론에서 양민혁의 데뷔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양민혁은 교체명단은커녕 명단자체에도 들지 못했다.
토트넘 핵심전력들은 빡빡한 일정에 피로도가 높다. 최근 선수단내 독감이 유행하면서 지난 경기서 무려 7명의 선수가 결장했었다. 설상가상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경기 중 실신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토트넘은 마이키 무어, 티모 베르너, 브레넌 존슨 스리톱에 제임스 매디슨,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 중원을 구성했다. 세르히오 레길론, 그레이, 드라구신, 페드로 포로의 포백에 골키퍼는 킨스키였다.
매디슨, 비수마 정도, 사르, 포로 정도를 제외하곤 토트넘 입장에서는 1.5군을 대량 기용한 경기. 그러나 양민혁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무어 같은 선수들에게 선발로 기용했으나 벤치에도 양민혁이 없었던 것. 이러한 대우는 어떻게 보면 토트넘의 자가당착적인 로스터 운영의 연속이다.
양민혁은 2024시즌 K리그1 개막전 제주와 경기에서 만 17세 10개월 15일의 나이로 구단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데뷔 35초 만에 도움을 기록했다. 2라운드 광주 FC와의 경기에선 득점하며 리그 최연소 득점 기록도 세우기도 했다.
데뷔 시즌 동안 38경기에서 12골과 6도움을 기록하며 눈부신 활약을 보인 그는 지난 여름 토트넘과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K리그1 시즌을 마치고 지난 달 16일 토트넘에 합류했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발언이나 명단을 통해 토트넘 유스 선수보다 못하다고 폄하했다.
이미 양민혁은 자신의 실력으로 많은 것을 증명한데다가 토트넘 구단의 요청으로 조기 합류한 상황. 2024년 여름 토트넘과 계약을 맺은 양민혁은 K리그1 시즌을 마친 뒤 12월 중순 토트넘에 합류해 새해 1월부터 공식적으로 팀의 일원이 됐다. 그는 현재 팀 훈련을 소화하며 적응에 집중하고 있다.
양민혁은 토트넘 1군 등록을 마쳤다. 언제든 데뷔전을 가질 수 있단 뜻이다. 4일 열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홈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었으나 무산. 양민혁은 상대가 비교적 약체로 평가되는 탬워스와의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 맞대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또 무산됐다.
뉴캐슬전 당시 토트넘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제대로 로스터가 꾸리지 못하는 상항에서 양민혁을 제외할 당시 “양민혁은 프리미어리그 수준보다 낮은 리그 출신이다. 쏘니가 있어 적응을 도울 수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심지어 뚜껑을 열어보니 토트넘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첫 슈팅부터 허용하면서 불안하더니 전후반전 내내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답답했던 포스테코글루는 결국 후반 45분 마지막 카드였던 손흥민까지 투입했다. 추가시간에도 골은 없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연장전 전반에 츠히쿠나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탬워스가 무너졌다. 손흥민의 패스에 데얀 쿨루셉스키의 쐐기골이 터졌다. 존슨의 마무리 골로 토트넘이 힘겹게 3-0으로 이겼다. 하지만 감독의 마음에 양민혁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탬워스 상대로도 뛰지 못하면서 양민혁의 데뷔전은 크게 미뤄지게 됐다. 이 경기 졸전을 펼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힘든 경기였다. 그래도 내가 예상한대로 우리의 목표인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고 자신을 향한 비판을 일축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