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두 차례 연기됐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일들, 선거에 대한 기본 정보 등을 Q&A 식으로 정리한다. 기자가 지금까지 세차례 종목단체장 선거 운영위원회로 참여한 경험도 활용했다.
Q. 선거 연기, 합당한가
A. 한번은 선거인단 결정 과정에서 생긴 결정적인 하자 때문이다. 두 번째는 공개적으로 공격받은 선거인단이 스스로 사퇴한 탓이다. 논리적으로 합당하거나 물리적으로 선거를 진행할 수 없는 등 합당한 이유다.
Q. 운영위 사퇴, 어떻게 봐야 하나
A. 무책임했다. 사퇴가 아니라 위원장 정도가 선거 준비 상황을 공개적으로 설명하는 등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었다. 사퇴하려면 법원 가처분 인용이 나온 직후 했어야 했다. 두 번째 선거 일정까지 잡아놓고 사퇴한 것은 더욱 무책임하다.
Q. 왜 사퇴했나
A. 법원 가처분 인용 결정에 따라 위원 명단이 후보들에게 공개된 뒤 개인적으로, 자신의 근무처로 적잖은 항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몇몇 후보들이 위원회 사퇴 등을 요구하며 공개 저격한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Q. 선거운영위원 명단 공개, 바람직한 것인가
A. 규정상 공개 여부는 나와 있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명단이 공개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 운영위원들이 선거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압박, 회유를 받을 수 있어서다. 기자도 세차례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이름이 공개된 적은 없었다.
Q. 운영위원회 업무, 과연 독립적인가
A.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 운영위원회가 어떻게 운영됐는지는 내부자만 알 수 있다. 다만 기자의 세차례 선거 운영위원 활동 경험을 고려해보면, 위원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기자도 어느 누구로부터 압박, 회유를 받은 적이 없다.
Q. 운영위원회 운영, 어떻게 이뤄지나
A. 운영위원들은 선거에 앞서 모여 선거에 대한 모든 걸 논의한다. 운영위 간사로 동참한 경기 단체 직원으로부터 다양한 정보와 변수 등을 듣는다. 이를 수렴한 운영위워회는 정관, 규정 등을 바탕으로 최종결정을 내린다. 최종 결정을 내리는 주체는 경기 단체가 아니라 운영위원회다.
Q. 협회장 선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 가능한가
A. 전적으로 중앙선관위 결정에 달렸다. 선관위는 쉽게 말해 ‘작은’ 선거까지 위탁 운영하지 않는다. 스포츠계에서도 대한체육회장 선거 정도만 위탁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Q. 선관위 위탁 선거를 치르기로 결정하면, 협회가 구성한 선거운영위원회는 없어도 되나
A. 있어야한다. 선관위는 홀로 선거 전체를 감시하고 운영하는 게 아니다. 협회 자체 운영위원회와 협의 하에 모든 걸 결정한다. 따라서 협회는 이사회를 개최해 선거 운영위원회를 무조건 구성해야한다.
Q. 후보자들의 동의를 전제로 투표를 진행하는 게 맞나
A. 아니다. 선거가 후보자들의 동의에 따라 진행되는 경우는 없다. 선거 절차상 후보 등록은 선거에 관련된 모든 게 결정된 뒤에 마지막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후보자 간 합의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본인이 조금이라도 불리하다고 판단하면 거부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Q. 그렇다면 어떻게 선거를 진행해야하나
A. 선관위가 선거 위탁을 맡고 협회 선거 운영위원회와 함께 일하는 게 바람직하다. 모든 과정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공개가 가능한 회의 결과 등에 대해서는 대중에게 적극 알릴 필요도 있다. 선거 진행 과정에서 중립적인 시각으로 선거를 지켜볼 수 있는 언론 대표, 정말로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후보자 대리인 참관 등도 있을 수 있다. 위원 명단을 모두 공개하는 것은 좋지 않다. 다만 위원장 정도는 공식적으로 공개되고 안건마다 확실하게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
Q. 선관위가 선거 위탁을 거부한다면
A. 협회가 구성한 선거운영위원회 체제로 선거를 진행하는 방법밖에 없다. 선거는 독립적으로 이뤄져야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개입하는 것은 또다른 논란을 초래할 공산이 크다. 만일 협회 자체 선거운영위가 선거를 진행해야한다면 바로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많은 걸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선거를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