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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김두현, 동행은 물음표
한숨 돌린 김두현, 동행은 물음표
botv
2024-12-10 07:47


올해가 마지막일까, 아니면 내년에도 기회가 있을까.

2024년 프로축구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전북 현대의 김두현 감독(42)의 거취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5월 전북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강등권까지 추락하는 최악의 사령탑 데뷔 시즌을 보냈다. 김 감독은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시즌 초반 사실상 경질되면서 그 후임으로 기회를 잡았다. 역대 최연소 전북 사령탑인 그는 합격점을 받기는 어려운 성적을 냈다. 전북은 올해 끝없는 부진에 시달리다 10위로 추락해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전북의 정규리그 순위는 최약체로 분류됐던 18년 전인 2006년(11위) 다음으로 낮은 순위. 그 이후 9번의 정상을 밟으며 K리그 최고 명문으로 자리매감한 전북이라 믿기지 않았다. 다행히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서울 이랜드FC를 상대로 두 차례 모두 2-1로 승리해 1부에 잔류했지만 2부 추락도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었다. 전북 관중석에 항상 휘날리는 ‘김두현 나가’라는 걸개가 팬들의 실망감을 짐작하게 만든다.

김 감독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지난해 감독대행 시절부터 보여준 전술적 역량은 흠을 잡기 힘들다. 밸런스를 과도하게 중시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스리백과 포백을 자유롭게 구사해 상대 지도자들에게 예측하기 힘들다는 호평을 받았다.

문제는 지도자에게 또 다른 덕목인 선수단 장악이다. 전북은 지난해 기준 선수 연봉 총액이 1~2부를 합쳐 200억원으로 가장 몸값이 비싼 구단이다. 웬만한 감독은 휘어잡기 힘든 선수들이 즐비하다. 실제로 전북은 올해 성적이 안 좋은 데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여름이적시장에서 K리그 최고 대우로 영입한 이승우를 선발이 아닌 벤치에 기용하면서 김 감독이 구설수에 오른 게 대표적이다. 김 감독 역시 올해를 돌아보면서 “하나씩 틀을 잡고 변화를 주려고 했고 차근차근 만들어가려고 했다”면서 “한 번 분위기가 깨진 상황에서 바로잡는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어려움을 인정했다.

김 감독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2026년까지 보장된 계약과는 별개로 감독 교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김 감독도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질문에 “여기서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면서도 “내년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나은 팀으로 바꿀 자신이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북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부임 시점에서 성적이 10위였다. 지금 성적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전체적으로 뭐가 문제였는지 따져보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고 평가를 유보했다. 내년 2월 재개되는 새 시즌을 앞두고 그 평가가 끝난다면 김 감독의 거취 문제도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