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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한 1부의 높은 벽→'1+2', 올해도 단 한 팀만 승격…대단원 막 내린 2024년, 진화하는 K리그
견고한 1부의 높은 벽→'1+2', 올해도 단 한 팀만 승격…대단원 막 내린 2024년, 진화하는 K리그
botv
2024-12-10 07:36


승격과 강등은 프로축구의 숙명이다. 불과 3년 전, 전북은 '절대 1강'으로 K리그1에서 사상 첫 5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그 시대는 흘러가버린 과거일 뿐이다. 반면 서울이랜드는 '기적 승격'을 바랐다. 팬들도 살아남기 위해, 또 다른 세상을 위해 함께 호흡했다. 피날레 매치가 열린 '전주성'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만3772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더 성숙해진 K리그의 오늘이다.

'1+2' 체제에 대한 불만은 올해도 제기됐다. 몇몇 1부팀들이 최대 3팀까지 2부로 떨어질 수 있는 제도가 너무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2022년 세상에 나온 '1+2'는 1부 최하위는 2부로 다이렉트 강등되고, 1부 11위는 2부의 2위, 10위는 3~5위의 PO 승자와 승강 PO를 통해 잔류 운명이 결정되는 제도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우승팀인 울산 HD 선수들이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하고 있다. 2024.11.232부의 도전이 거셌지만 1부의 벽은 올해도 높았다. 1부에서 최하위를 차지한 인천 유나이티드만 강등됐을 뿐이다. '1+2' 첫 시즌인 2022년에는 성남FC와 김천 상무, 두 팀이 강등됐지만 지난해에는 수원 삼성, 단 한 팀만 2부로 떨어졌다. 올해도 11위 대구FC와 10위 전북이 승강 PO에서 생존했다.

그래서 내년이 더 기대된다. K리그1은 전북도 떨어질 수 있다는 '학습 효과'로 긴장감이 상승했다. 올해 3년 연속 K리그1을 제패하며 '왕조의 문'을 연 울산 HD도 안심할 수 없다. 현재에 안주하는 순간, 전북이 될 수 있다. 돌풍을 일으킨 2위 강원FC와 3위 김천 상무도 내년은 전혀 다른 전장이 펼쳐진다.

2부도 살얼음판이다. 내년에는 화성FC가 가세해 K리그2는 14개팀 체제로 확대된다. 희망이 더 크다. 사실 올 시즌 개막 전 FC안양의 다이렉트 승격을 전망하는 목소리는 높지 않았다. 그러나 안양은 2013년 창단 후 11년 만에 드디어 1부 승격의 꿈을 이뤘다. 어느 구단이든 그 문을 뚫을 수 있다. 승강 PO에서 대구와 전북을 맞아 선전한 충남아산과 서울이랜드도 2부의 격을 한층 높였다.


다만 개선해야 할 과제는 있다. 기본 중의 기본인 그라운드 상태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이상기온 탓은 변명에 불과하다. K리그 경기장이 대부분 지자체 산하의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지만 예산과 관심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황폐화된 잔디 상태로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홈경기 개최권 박탈은 더 이상 재연돼선 안된다.

K리그가 내년 정상적인 경기를 치를 수 없을 정도로 그라운드 상태가 심각하게 불량할 경우 홈과 원정 경기장을 바꾸거나, 홈팀에 제3의 경기장을 찾을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 규정은 타협없이 명확하게 지켜져야 K리그의 품격을 높일 수 있다.

미래에 대한 논의도 더 활발해져야 한다. AFC는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추춘제로 변경하면서 K리그도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K리그는 지난달 '추춘제 전환 공청회'를 통해 변화에 첫 발을 뗐다. 내년에는 종합적인 그림이 나와야 한다. 세계적인 변화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면 추락하는 것은 한 순간이다.